해건지기를 하고 아침뜨락에 들었더니

멧돼지들이 운동회를 하고 간 흔적.

걸음들이 잦다.

여기저기 물이 많은 낀 자리들은 영락없이 뒤집었고,

두더지를 쫓았던 걸까, 너른 땅에도 여기저기 헤집어놓았다.

울타리를 치는 쪽으로 생각을 해보는데.

고민 중.

 

아침뜨락 미궁의 남쪽 측백나무 울타리 아래로 놓인 농수관은

아가미길 남쪽 끝에서 끝나는데,

예초기 날에 밸브가 상해 농수관을 꺾어 놓았던 것을

얼마 전 새로 달았더랬다.

헌데 중간 한 부분도 날에 다친 흔적이 여럿 있었던 모양,

벌어져 물이 새는 걸 관을 톱질해서 자르고 밸브를 풀어와 임시로 막아두었던 게 며칠 전.

일 차례 먼저 그리고 동선을 잡고.

밸브 빼서 제자리 보내고, 자른 관 사이 소켓을 끼우면 되는,

금세 뚝딱 할 일인데, 물의 압력도 있고, 그게 또 힘이 딸리고...

1시간 여 흘렀더라.

어깨랑 팔이 다 아팠네.

 

아침뜨락 들머리 계단 아래의 매트를 걷고 관을 하나 묻은 게 한참 전.

그곳을 오늘은 마무리 하자 하였네.

매트 다시 걷어내고 창고동 뒤란 흘러내린 마사토를 실어다

쏟아붓고 펼쳐 돋우다.

한 수레쯤 더 넣으면 좋겠더라만

그쯤만도 나쁘지 않아 더하고픈 마음을 누르다.

마지막으로 사이집 꽃밭 마른 풀 뽑다.

라지밭가 철쭉 한 무데기(다른 두 무데기는 한참 전 했던)의 마른풀도 걷고, 매고.

 

통화가 많은 하루였다.

군청의 몇 부서와 설계사무소부터. 명상방 놓는 문제 때문에.

6평 농막이라도 콘크리트기초라면 건축신고 해야 하는. 허가는 아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콘크리트를 치는 일도 다반사지만

그게 민원이 들어가는 순간 문제가 된다는. 당연할.

그런 민원을 넣는 이들이 있기도 하는. 거참...

물꼬의 오랜 논두렁이기도 했던, 물꼬 형편을 잘 아시는 손소장님,

교장선생님, 그냥 쓰시면안돼요?”

개발행위허가며 토목설계, 형질 변경, 건축물에 대한 도면, ...

평수대로가 아니라 건당이라 집 하나 짓는 것에 준한 만큼의 비용이 든다는.

온실이라고 늘 온실이냐,

화초 죽고 공간 있으면 다른 용도로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 아니겠냐셨다.

결론은 다시 바닥 데크를 까는 것으로.

콘크리트 바닥을 생각하다가 데크로 넘어갔고,

바닥 데크의 크기로, 모양으로 변화가 있었고,

다시 콘크리트 깔자 했다가 데크로 넘어간.

 

커피공장과 카페를 경영하면서 목공일도 손이 익은 은식샘의 전화.

내년 3월에 현재 창고로 쓰이고 있는 컨테이너를 목공작업실로 확장하는 것과

비닐하우스(스튜디오. 아이들 공부방?)를 짓는 것 논의.

지금 현재 가마솥방은 부엌이고 식당이지만 때로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그런 공간이 필요하고, 학교에서 올라올 짐도 좀 들일 수 있는 역할로.

잣나무 있는, 밭의 남쪽 경사지 쪽에 기둥을 세워 땅을 넓혀 쓰는 걸 생각해 본다.

현철샘과 돔집을 논의하고,

달한샘과 택견 수업을 조직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나누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가르치는 건 또 다른 문제.

 

편집자와 편집회의. 제목 시안을 가지고.

편집부에서 미는 제목은 내 원고 안에서 뽑은 글이었으나

문장이 길었다.

긴 제목은 내키지 않는데.(앞선 두 권의 책 제목이 조옴 길었는가

<내 삶은 내게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그래도 최종 그들의 뜻을 따르려한다. 전문가들이니까.

 

낮이야 짧아졌지만 그렇다고 밤이 길지도 않은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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