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7.달날. 흐리다 맑음

조회 수 317 추천 수 0 2022.11.05 11:46:18


한파주의보의 밤.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지면서 영상 3도 이하이고

평년기온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는 한파주의보,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도.

급격한 저온현상에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도.

 

제습이랑 맞은 아침.

덕분에 저 너머 왕소나무 아래 물꼬의 스웨터로지까지 산책하다

(스웨터로지라고 무슨 건축물까지 있는 건 아니고 달빛 아래서나 칠흑의 밤에 명상하는.)

 

오전에 멀리서 온 부부를 맞다.

날이 흐리고 바람이 많았다가 사람들 맞을 녘 말짱한 가을 햇살이 쏟아졌다. 고마워라.

아침뜨락을 걸었고, 차를 마셨다.

그들 사는 북쪽에는 없다는 감을 반가워라 하며 몇 개씩 따먹기도.

화에 대해 이야기하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자긍심이 있는데

그걸 훼손해서 화가 났던 거란다.

그 화를 받은 이는 당황스러워하고, 동시에 받은 이 역시 화가 나고.

화는 화를 내는 그의 것이지 내 것이 아니다!

화를 받을지 말지는 내 선택.

,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다른 이가 상처 입힐 수 없다!

덧붙여, 화 그거 내지마라. 참으라는 말이 아니라 화를 좀 따져보자는.

화를 내는 순간 값없어지지 않은가 말이다.

그리고 화를 낸 이에게 무슨 일 있어요?” 하고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것도 자기 선택.

 

좌담 하나가 다른 날로 옮긴 걸 어찌 알았을까,

덕분에 책상에 앉은 오후,

올해 출간하는 책을 맡은 편집자가 바삐 수정 3교에 대한 논의를 요청했다.

저작권 문제가 더욱 까다로워졌는데

이번 책이 서평록이다 보니 언급한 책과 인용이 잦다.

인용 도서들의 출판사에 이 문제에 대해 일일이 연락하기 전

이 원고에서 그런 일을 덜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점검해보자는.

일단 첫 꼭지를 좀 고쳐보고 다음 작업을 이어가기로.

 

다저녁에는 걸음을 쟀다.

솎아놓은 무 잎이 이틀째 숨이 죽어가고 있다.

연한 것은 데쳐 무치고,

무를 단 어린 것은 김치를 담갔다.

돼지고기장조림도 한가득 해두다.

대처식구들 반찬으로도 보내고 이곳 냉장실에 절반 넣고.

이틀 외부 교육을 나가는 동안 안에 있는 식구들이 편히 먹게

찌개를 넉넉하게 끓여두기도.

그러면서 저녁 밥상도 차치느라 부산하였네.

 

제습이가 어디 갔나 우울한 가습이.

낯선 이가 와도 짖을 의욕이 없었다.

어둠 내리기 전 그를 위한 위로 산책이라.

한밤에 아침뜨락에 있는 제습이한테도 가 칠흑의 밤을 위로하며 잠시 놀다.

그래서인지 새벽 2시에 마당에 불을 켜도 오늘은 낑낑대지를 않네.

간밤에는 주인 기척만 있어도 와 봐라, 와 봐라 하더니.

조용한 달골의 깊은 밤.

 

그나저나 어제 덩굴식물들 자르느라 낫질을 거칠게 했더니

아쿠, 아침에 일어나면서 등에 담이 와버렸다.

파스를 붙이고 살살 움직인 하루였다.

파스 갈아얄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54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973
6653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390
6652 2019. 3. 3.해날. 흐림 옥영경 2019-04-04 5617
6651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5169
6650 2019. 2.28.나무날. 흐림 / 홈그라운드! 옥영경 2019-04-04 5124
6649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825
6648 2019. 3.22.쇠날. 맑음 / 두 곳의 작업현장, 아침뜨樂과 햇발동 옥영경 2019-04-04 4769
6647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696
6646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647
6645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638
6644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598
6643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571
6642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554
6641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530
6640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403
6639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275
6638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858
6637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824
6636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756
6635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74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