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8.불날. 맑음

조회 수 301 추천 수 0 2022.11.11 13:02:41


한파주의보의 밤을 지난 아침.

새벽 30도였다.


일정 짜지요!’

저녁에 그리 전했다.

지난 두 달 여 찾고 뒤지고 공부하고,

그리고 마지막 두 곳과 크기, 작업방식, 비용을 따져 한 곳으로 최종 결정.

명분은 온실이고 쓰임은 명상방이 될 공간.

느티나무 삼거리 곁의 느티나무와 측백나무 사이에 짓게 될 게다.

지름 5.5m, 높이 3.3m, 비닐하우스 파이프에 폴리카보네이트(렉산).

천장에 환풍구 하나 달고, 출입문은 폴딩식으로 한 번 겹쳐지게 열리도록.

12일 작업을 한다 했고,

서로 날을 조율하면 될.

바닥은 이곳에서 직접하기로 했다.

비닐 깔고, 흙 덮고, 보도블럭 놓고, 압축스치로폼 깔고, 마루(합판? 장판?) 작업하고,

그 위로 카펫처럼 이불깔개로 마감해보려.

방향이 정해지면 가면 되는.

 

기술교육 있는 날.

모터수리 과정을 관찰하다.

본다고 아는 것도 아니겠지만

모터 안이 어찌 생겼나 들여다본.

그렇게 익어지면 고치는 날도 오지 않겠는지.

자동차 정비도 그렇듯 

공구며들이 다 갖춰져 있지 않아 결국 정비소로 가게 되지만

적어도 그게 어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을.

그래서 직접 고치는 걸 시도도 해보는 날이 올.

 

학교에 있는 진돗개 두 마리 제습이와 가습이,

제습이가 달골 아침뜨락으로 이사한 나흘째 밤.

제습이는 비로소 아침 산책에서 응가를 했고,

그래도 여전히 밤에 낑낑거려 두어 차례 들여다보다.

가습이는 짖지를 않는다.

둘이 그리 싸웠어도 난자리가 클.

남은 자의 쓸쓸함에 대해 생각하다.

제습이는 새 자리에서 적응하느라 정신없을 테지만

가습이는 제 자리에서 곁에 사라진 이에 대해 의아하고 궁금할.

설명을 하지만 알아들을 리 만무하고.

하지만 모든 게 다시 평이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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