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9.흙날. 살짝 흐린 오후

조회 수 400 추천 수 0 2022.11.23 02:55:55


오전에는 어제에 이어 이웃의 감나무밭에 있었다.

오늘은 휴일이라 손을 보태러 온 이들이 많았다.

친구 분이며 멀리서 형제분들도 왔다.

감을 따 내리면 아래서 감꼭지를 자르고,

크기대로, 익은 정도에 따라, 흠과는 흠과대로 따져 컨테이너에 담았다.

낮밥을 먹고 먼저 나왔네.

오후에는 달골에서 마른풀을 맸다.

편백나무 울타리 아래였다.

편백의 낮은 가지들도 쳐주다.

햇발동과 창고동 뒤란 축대에도 올라 마른풀을 뽑아내서 아래로 내렸다.

학교아저씨가 어제부터 계속해오던 일이었다.

 

다저녁에는 감을 깎다, 식구 셋이.

올해 학교 마당 감은 일찌감치 다 떨어졌고,

울 너머 밭가의 감도 떨어진지 오래

아직 달골 두 그루 감나무는 잎을 떨구고도 달려있으나

어제오늘 이웃 댁의 밭에서 일을 거들고 얻어온 감.

홍시도 왔다. 잼을 만들지 한다.

 

그간 해왔던, T자로 자른 꼭지가 아니어 감꽂이가 필요했다.

얼마쯤 우리 것도 있으나 감꼭지가 떨어져버린 것에만 쓰는 정도였던.

그냥 우리 꺼 주께.”

이웃에서 당신네는 쓰지 않는다며 플라스틱으로 된 십자형 꽂이를 준다셨지만

그것은 한사코 사양했다.

넘의 물건은 다 짐이라.

그냥 꽂이만 주셔요.”

한 뭉치 주머니에 넣었는데,

충분하다 해도 다른 주머니에 더 넣어주시는 어르신.

아쿠, 그거 다 가져오지 않았으면 다시 갈 뻔하였다.

수량이 제법 되었던.

 

중앙현관 처마에 감을 매다.

아이들이 올겨울 먹을 곶감이 될 것이다.

달린 채 오가는 이들이 따서 먹기도 하리.

가을은 시간이 아니라 맛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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