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3.나무날. 맑음 / 시도

조회 수 310 추천 수 0 2022.11.28 23:31:30


제습이랑 산자락을 걷는 아침,

숲속의 작은 옴작거림을 알아챈 제습이 멈칫하기에

묶여있던 줄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멈춰 서서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산책 때마다 줄을 풀어주려는 시도이다.

주인 앞으로 온 제습.

산책이 끝나는 산길에서 다시 줄을 풀어주다.

한참을 헤매다니던 제습이 돌아오다.

다시 묶어 길을 되짚어올라왔다가 아침뜨락 가장자리를 걷다.

남쪽 울을 넘어 뭔가를 쫓고 싶어하기 다시 풀었고, 돌아오다.

밥못 너머 도랑에서 숲을 향해 귀를 쫑긋 세우기 다시 풀다.

한참을 헤매다 돌아오다.

산책 때마다 그리 풀어도 되겠다는 생각.

여기저기 개의 흔적이면 산짐승들도 아침뜨락에 드는 걸 저어하지 않겠는지.

 

학교 터의 건물을 고치는(혹은 짓는) 건으로 관련 기관과 아침부터 전화들이 오간다.

엊그제 오후 연락 없이 사람들을 앞세우고 왔던 기관이 있었네.

미리 연락도 없이 그리 우르르 오셔서 두어 시간 머무셨다 해서 무례하다 느껴졌습니다.”

공무원, 특히 지방 공무원들이 그런 면이 있다.

, (제가)생각이 짧았네요.”

그런데 그리 한 것은 그래도 된다는 무의식에서 출발했을 수 있다.

무례하다.

우리 집 마당에 어른 열이 우르르 들이닥쳐 두어 시간 머물고 있다면

무례함을 넘어 공격성을 느낄 수도 있다.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이 어려웠느냐 말씀드렸네.

여튼 이제 논의들이 급물살을 탈 테다.

지자체 담당과와 다음 주 쇠날 물꼬에서 협의하기로.

물꼬가 이 학교 터에서 움직일 부분에 대한 목소리 내기 시도가 될 것이다.

엊그제 사전 연락 없이 우르르 다녀간 건에 대해 듣다.

지자체 공모사업 심사평가단이 왔더랬다지.(그 공모사업이 지자체가 학교 터를 매입하려는 배경이 된)

이제부터의 협의가 힘겨루기가 아니라 서로를 살리는 논의가 되길 바란다.

 

출판사와 편집회의.

제목 건에 대한, 그리고 닫는 글을 일부 고쳐쓰기로.

다음에 낼 서평시리즈 2는 국내서 중심이 될 텐데,

이번에 공저한 아들이 인턴과 레지던트로 4년을 정신없이 보내게 되리라 예견,

하여 2는 남편 분과 쓰는 게 어떠냐는 제안.

마침 기락샘이 같이 책 작업을 해보자고 하던 참.

그래 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먼저 자유학교 물꼬 이야기부터 낸 다음에.

 

선배가 오다.

내년 봄 달골에 공간 배치 작업을 도울.

현장을 보러.

늦은 밤에야 들어서다.

햇발동에 짐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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