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5.흙날. 맑음

조회 수 347 추천 수 0 2022.11.28 23:33:33


한살림생산자모임 백록동공동체에서 택견모임이 있었다.

이번 학기 달마다 한 차례 잡은 일정.

각자 제 연습을 해서 하루 모여 네 시간 몸을 다루는.

네 사람이 동행했다.

일찍 가서 청소를 하고 사람들을 맞다.

몸을 깨우고 풀고, 그리고 택견동작들을 익히다.

공동체 활동에 입은 상처들이 모두에게 있음직했달까.

그것이 몸으로도 왔겠지.

그래서 몸의 치유는 마음의 치유이기도.

잠시 몸에 시간을 내주는 날인 셈.

그곳에서 거둔 호두와 천년초즙을 선물로 안았다.

초대받은 저녁밥상 있었으나 두고 나오다,

물꼬에서 기다리는 저녁이 있어.

 

학교에서는 고래방 뒤란과 간장집 마당까지 마른풀 위로 예초기 지났다.

학교 쪽은 예초기의 올해 마지막 작업이었다.

 

점주샘 오다.

며칠 전 그의 발보다 먼저 단감이 닿았다.

그가 진영에 사는 이라.

해마다 그 덕에 이 맘 때는 맛난 단감을 푸지게 먹는다.

그 지역 특산품이라고 농사짓지 않는 이에게까지 넘칠 그것이런가.

마음 써서 챙겨야 닿을 농사거리라.

번번이 고마운.

들어올 때라고 손이 가볍지 않은 그라,  

밥상을 거들,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오리고기를 사서 왔네.

그가 먼저 닿기로 했으나 오는 걸음보다 먼저 와 맞고 싶어

비포장 산길로 부지런히 넘어왔더랬다.

그리고 잔치 같은 저녁밥상.

멀리서 온 벗을 맞는 마음이 춤이라.

밥상에는 그간 쌓인 이야기와 이야기도 찬으로 풍성하게 올랐다.

 

내일부터 나흘은 설악산 프로젝트가 이어진다.

벌써 세 차례나 동행한 점주샘일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194 2023. 6.23.쇠날. 맑음 옥영경 2023-07-26 346
6193 2020.11. 7.흙날. 맑음 / 땔감 옥영경 2020-12-15 347
6192 2021. 3.29.달날. 말음 옥영경 2021-05-05 347
6191 2021. 5.25.불날. 장대비 내린 뒤 긋다 옥영경 2021-06-22 347
6190 2021. 6. 5.흙날. 맑음 옥영경 2021-07-06 347
6189 2021. 6.18.쇠날. 흐리다 비 한 방울 옥영경 2021-07-10 347
6188 2021. 9.14.불날. 구름 좀 / 안전한 곳으로 피난을 간다? 옥영경 2021-11-14 347
6187 2021. 9.2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1-11-21 347
6186 2022. 2.28.달날. ~ 3. 4.쇠날. 맑거나 흐리거나 옥영경 2022-04-04 347
6185 2022. 2.15.불날. 흩날리는 눈 옥영경 2022-03-24 347
6184 4월 빈들 닫는 날, 2022. 4.24.해날. 맑음 옥영경 2022-06-09 347
6183 2022. 4.29.쇠날. 흐림 옥영경 2022-06-09 347
6182 2022.10.2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2-11-23 347
6181 2021. 3.28.해날. 갬 옥영경 2021-05-05 348
6180 2021. 4.17.흙날. 맑음 / 이레 단식수행 엿새째 옥영경 2021-05-13 348
6179 2021.12.20.달날. 맑음 옥영경 2022-01-08 348
6178 2022. 5. 9.달날. 흐림 / 집단 따돌림 옥영경 2022-06-15 348
6177 2022. 5.17.불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348
» 2022.11. 5.흙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47
6175 2022.11.24.나무날. 맑음 / 온실돔 작업 두 번째 옥영경 2022-12-22 34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