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기가 대부분 끝나가고 있다.
맨송하던 들판이 푸르게 바뀌고 있다.
불과 몇 일 간의 모심기지만 딴세상이 온듯 하다.
농부들은 이제야 허리펴고,
한숨을 길게 들이켰다 내뱉는다.
얼마나 바빴으며, 힘든 노동이었던가?
푸르게 변화시킨 논들을
이제부턴 부지런한 농부의 몫으로 풍년을 기대한다.
논물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벼는 "주인의 밟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이 있다.
이는 주인이 아침 저녁으로 논물을 보러
논둑길을 걷는 것을 말함이다.
큰비라도 오는 날에는 반드시 논에 가보는게 상식이다.
써레질이 잘 된 논이라면
논물을 맞춰 놓기가 쉽다.
그렇지 않고 평탄하지 못한 논에는 논물 보기가 까다롭다.
높아서 물이 없어 마르는 곳,
아니면, 깊어서 모가 완전히 침수되는 곳
어느 곳에 그 기준을 맞추면 좋을까?
완전 침수되는 곳이 많지 않다면,
논물을 넉넉하게 데어 주는 것이 좋다.
키큰 여분의 모를 논가에 그냥 예비로 놔두는 이유도 이래서다.
그리고, 모심고 3일 후 경에는
모를 모주머니에 담아서 찬찬히 살펴 다니는 것이다.
이를 "모를 머들긴다"라고 하는 머들개다.
모가 침수된 곳, 빠진 곳, 너무 더문 곳에 다시 심어주는 것이다.
머들기로 다닐 때는 6줄이나 8줄씩 한꺼번에
왔다 갔다 하면서 다니면 된다.
푸르게, 푸르게 바뀌어 가는
논들을 바라보며
풍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