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5.쇠날. 맑음

조회 수 314 추천 수 0 2022.12.24 00:27:01


건재상에서 쪽문에 달 부재료 사다.

개나리 울타리 사이로 낼 쪽문.

문이 앞으로도 뒤로도 밀리고 자동으로 닫히게 하려는데.

학교 남자화장실에 달린 문짝에도 쓰인 경첩; 자유경첩

외부에 쓰려니 스텐재질로 사야는데, , 6만원이 넘었다.

두 개면 얼마?

그럴 만큼 들일 비용이 아니었다.

문짝만 해도 공사에서 남은 각목을 잘라 만든 것으로,

무늬를 넣은 가운데는 목재 길에 맞추느라 균형도 안 맞는,

그걸 더 멋스럽게 봐주며 마지막 동강까지 딱 떨어지게 끝냈던 문짝이었댔네.

거기다 한 조각은 톱자국도 그대로 난 걸 쓴.

그런 문짝에 경첩을 그렇게까지!

결국 기본경첩 2개짜리 26백 원에 문 스프링을 사서 달기로 계획을 수정.

13만원 가까이 되는 재료를 문 스프링까지 46백 원으로 정리하다.

(돌아와 생각하니 스프링은 좀 더 큰 게 있음 좋겠기에 바꾸기로.)

 

아침에는 이웃의 밭에 갔다.

이 골짝에서 물꼬 김장이 해마다 제일 늦다.

집집이 김치냉장고가 있으니 추워지기 전 김장들을 끝냈다.

그 흔한 김치냉장고가 없는 물꼬이다.

집안 어르신에서부터 여럿이 김치냉장고를 사주거나 주겠다고 했으나

그것까지는 들이지 않고 살아보겠다고 했더랬다.

김치냉장고란 게 김치만 넣는 게 아니고 다용도로 쓴다지만.

올해는 아직 한 댁이 김장을 못하고 있었다.

그 댁 밭에서 배추 뽑는 날 물꼬도 뽑아오기로.

너무 큰 건 부담스러워요!”

네 쪽 내면 되지!”

그래도 조금 가벼운 걸로 실어오다.

열 포기만 얻겠다던 걸 포기 작으니 배로 실어주시다.

게다 배춧국 끓일 것도 대여섯 포기.

대파도 잊지 않고 한 가마니 주셨네.

나머지 배추는 사들이기로 했다.

해마다 배추를 나눠주시는 유기농장 광평도 올해 배추가 별 재미 없다했고,

마을에서도 배추농사가 재미가 없어 다른 마을에서 얻어서 한 댁도 있었던.

마침 배추할인이 오늘까지라는 큰 마트가 있었다.

13개에 4천원도 안 하면(상품이 어떻냐고? 특상!) 농민들에게 도대체 얼마가 돌아가는 거냐...

열 망 실어오다.

 

큰 마트가 그렇더라.

싸니 더 사게 되고,

싸니 다른 것도 사게 되고,

평소 입맛만 다시던, 잘 못 먹어보던 것도 사게 되고,

김치 속 양념거리만 해도 평소 안 넣던 것도 넣어보려 사게 되고.

뭐 덕분에 한동안 풍성한 먹을거리로 살기로.

어둑해서야 마을로 돌아와

짐을 부리는 데만도 여러 시간.

 

한밤, 어여 불을 끄고 학교를 나서자 하면서도

복도 마루에 야광테이프 붙이다.

건재상 간 걸음에 사온 걸 잘라 한 가운데 50cm마다.

아이들이 한밤 오가며 좀 더 편안했으면 하여.

틈틈이 아이들과 보낼 날들을, 특히 겨울을 여미는 이곳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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