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6.불날. 눈발

조회 수 327 추천 수 0 2022.12.29 23:30:14


이 날선 추위 위로 폭죽처럼 게발선인장이 터졌다.

겨울에 기적처럼 꽃이 핀다.

어머니 댁에서 그러다가 이곳에서도 잊지 않고 피우기 여러 해.

순간 순간이 다 선물인 사람살이라.

 

마을 경로당 부엌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눈이 펄펄 나렸다.

어여 와서 밥 같이 먹어!”

부녀회 임시총회하는 날을 받아놓고 시간을 조율하기 위해 경로당에 들린.(임시회장을 맡고 있음)

들릴 걸음에 낮밥에 때맞춰 설거지나 해드리자 했지만

하던 일을 정리하고 내려가니 벌써 설거지까지 끝내 놓으셔서

밥만 차려먹었다.

저녁에는 마을 이장댁에서 젊은(그래도 60대가 대부분) 축들 몇과 모임.

마을 부녀회 건으로 계속 논의하고 조율 중.

어른들이 문제 삼는 젊은 측 한 사람의 행태에 대한 전말을 듣고

그이에게 오히려 먼저 사과를 권하다.

임시총회에서 그도 그리 해보겠노라 했다.

 

면사무소.

요새 물꼬 교무실 일을 거기서 하기도.

오늘은 마을 일로 복사도 하고 인쇄도 하고.

이번 임시총회를 계기로 마을 부녀회를 제대로 정비하려는 뜻이 있다.

관련 자료들을 챙기고.

 

12월, 여기저기 막판에 일들이 많다.

시 사업이고 군 사업이고 해를 넘기지 않고 예산을 다 쓰려는.

이 구조를 어찌 바꿀 수는 없을까?

 

이즈음이 생일이다.

생일이 대수인가.

어쩌다 그날 보면 같이 밥이나 먹지만

기억할 다른 날도 우리 많은데 무슨 넘의 생일까지!

살다보면 자기 생일 무지 챙기는 사람들 많은데...’

어느 분의 문자.

저마다 제 취향이라.

날마다 새로 태어나 새 하루를 모시므로 날마다 생일!

대체로 날마다 흡족한 하루.

그래서 하루를 마감하며 이리 쓰노니; 오늘도 사느라 욕봤다. 오늘도 괜찮은 하루였다.

그래도 식구들로서는 집안 행사라.

엄마 생일을 기점으로 식구모임을 하는.

식구들이 보내온 긴 팔베개식 쿠션,

그리고 겨울이 모진 이곳을 위한 다운이불이 왔다. 쉬 살 수 없는 물건이다.

겨울이 도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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