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에 들어 제습이의 집으로 만든 티피를 손보다.
티피를 둘러싼 건 교재 교구 만들고 남은 자투리 타포린이었더랬다.
거의 마지막 조각까지 싹싹 썼던.
그러고는 티피 들머리가 너무 휑해 조금 더 가렸으면 싶었는데.
마침 온실돔을 지으며 가장자리며 천장에 쓴 타포린에서
남은 게 좀 있었던.
그걸 가져다 입구 부분 위쪽을 더 가리다.
아랫부분을 가위질하여 커튼처럼 젖혀지도록 해둠.
온실돔 바닥 작업 1일.
땅이 어는 이 겨울에 연이어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작은 해놓기.
덤프트럭이 오기 쉽잖은 길. 흙을 한 차 받는다 해도 일을 퍽 덜지만 그게 더 번거로울 수도.
하여 창고동 뒤란 언덕배기 마사토를 긁어오기로.
큰 돌들을 걸러내고, 낙엽을 치워내고,
삽으로 떠서 수레에 실어 온실돔 앞으로.
온실돔 문턱에 종이상자를 깔고 수레를 안으로 밀고 들어갈 생각을 했으나
그건 더 일을 만드는 거겠다 싶어 삼태기에 담아 들이다.
아, 그전에 바닥에 비닐을 깔았다.
온실돔 시공자가 비닐하우스를 치고 남은 거라고 조각들을 주었던.
충분히 깔고도 남았네.
흙을 나르기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외투를 벗어야했다.
아직 해 남고 더 할 수도 있었겠으나
흙일을 한 번에 많이 하는 건 미련하다.
이만만 해도 여러 날 허리가 고생할 수도 있을.
이제 그만.
곧 눈 내린다 하니 어쩌면 이 겨울 마지막 바깥일이 될지도.
그렇게 또 봄을 기다리는 일이 더 설레게 될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