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5.나무날. 눈

조회 수 280 추천 수 0 2023.01.06 01:53:38


, 다시 펑펑 내리는 눈이다.

어젯밤에도 내렸던 눈이었다.

쓸었고, 길은 녹았는데,

다시 그 위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눈.

10시 달골에 있던 차를 계곡 다리께 내려놓고 올라오다.

 

202311일 새해맞이 움직임 결정.

여러 해 전이라면 새해 첫날 계자(계절 자유학교)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샘들이 모여 자정을 기다렸다 타종을 했을 것.

더러 산 위에서 해를 맞기도.

202211일은

단양에 있는 숲 속의 헌책방 새한서점에서 해를 열었더랬다.

70년대 서울 안암동 고대 앞에 있던 헌책방이 그곳에 둥지를 튼.

13만 권의 책을 안고 있는.

물꼬도 오랫동안 멧골 책마을을 꿈꾸고 있다.

2023년은 금오산 현월봉에서 해맞이를 계획하다.

구미, 칠곡, 김천에 걸쳐있는 976m의 산.

1231일 올라 약사도량 약사암께서 비박을 하고 범종각에서 타종을 한 뒤

주지 산강대혜 스님이 내시는 쌀죽으로 공양을 하고 내려오려는.

 

오후에는 마을 일 하나.

부녀회 총무일을 보는 이와 면소재지 나가 두어 가지 처리하고

물꼬 들어와 차를 나누다.

지금 이곳에서 사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서사를 생각하다.

좋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면 불안했던 적이 있었다,

어떤 불운이 덮칠까 봐.

이제 그런 두려움이 크지 않은 건

우리 삶에 불운과 행운이 자연스럽게 오고간다는 걸 알기 때문이고

한편 삶에 더 당당해졌기 때문 아닌가 싶더라.

나이 먹는 일이 좋으네.

 

출판 건.

디자인과 본문을 좀 더 손보느라 야근 중이라며

오늘밤 늦게나 PDF파일을 보내드릴 수 있겠다던 편집실 전언.

01시가 넘어 도착한 파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읽어봐 달라는.

여기서 주말에 보고 달날 아침까지만 보내면 된다는데.

그나저나 주말에 시간이 되실지 걱정입니다...’

달날 아침 9시까지 보내마 했다.

다음 주 초에 인쇄가 넘어갈 계획이고,

책은 마지막 주 초에 나올 예정이라고.

저자소개는 원래는 이랬는데, 아들과 공저한 거라 엄마로서 50대로서.


옥영경엄마. 풀매는 사람. 50대 중반.

아들이 물으면 책으로 대답했다. 내 말은 너무나 가난하였으므로.

아들이 또 물으면 삶으로 대답했다. ‘지금만이 우리 힘이 닿을 수 있는 진짜이니까.

젊은 것들 잡지 말고 나(혹은 우리 세대)나 잘 살자 한다. ‘먼저애써서 살아보겠다.

굳건히 뿌리내리겠다, 언제든 저들이 찾아와 기댈 수 있게. 내가 열심히 살아야 하는 까닭이다.

 

나이 스물두 살에 시작한 공동체 실험새로운 학교 운동의 길 위를 지금도 걷고 있다.

좋은 세상을 위해 좋은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고

일하고 배우고 익히고 놀고 사랑하고 연대하다.

 

아들, 설혹 바라는 것만큼 오늘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대 애쓴 시간들 결코 어디 가지 않네. 그것들이 자신의 삶에 힘이 되는 날이 그예 올 거라!”

 

하지만 인문서답게 건조하게 가기로. 해서 지난 <다시 학교를 읽다>에 썼던 정도로 결정.

책은 해를 넘기지 않고 무사히 나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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