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8.물날. 진눈깨비

조회 수 320 추천 수 0 2023.01.08 01:51:58


학교에서는 복도 창문에 뽁뽁이를 붙이고.

종일 마을에서 일손을 거들다. 열한 시간 근무였다, 하하.

 

할머니 댁에 놀러온 일곱 살 아이랑 같이 일했다.

이 아이는 나이를 물으면 작게 말한다고.

왜 그러냐 그러니

일곱 살이라고 하면 꼭 왜 그리 작으냐고 한다지.

그처럼 조그마한 아이도 일을 거들 줄 안다.

이렇게 작아도 제 몫을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돕고 싶어 한다.

제 일을 주면 제 몫의 일을 해낸다.

특히 이 아이는 요새 아이들로 드물게 소근육이 아주 발달되어 있어

가위질을 얼마나 잘하던지.

감꼭지를 가지런히 잘 정리해주었다.

동균아, 재밌는 이야기도 아는 거 있어?”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아이가 금강산 개구리바위가 생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얼마나 들으면 혹은 읽으면 저리 청산유수로 말할 수 있는가.

둘이서 컨베이어밸트도 만들었다.

감을 상품상자에 담아 넘기면 아이가 그것을 컨베이어밸트처럼 다음 공정으로 넘겨주었다.

아이들이랑 같이 일하면 다 놀이가 된다.

낮밥을 먹고 고양이를 위한 이글루를 같이 만들었다.

대야에 눈을 채워 몇 단계 엎으니 커다란 기둥하나 생겼고,

그것을 파서 구멍을 낸.

종이컵으로 만든 작은 기둥들을 둘레에다 장식을 하기도.

마을에서 나가는 택배차량에 할아버지를 따라 나선 아이.

전기차야.”

그럼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겠네요.”

하하, 요새 아이들은 세상일을 많이도 안다니까.

 

출판사에서 어제 보낸 문자를 아침에야 열다.

통신사 중계기 상황이 가끔 원활하지 않은.

드디어 나왔다! 올해 내는 책.

저자증정용을 발송하니 빠르면 오늘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류옥하다 군과 함께 첫 책 출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올해를 보내면서 좋은 책을 출간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책은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눈길에 택배사에서 한 번에 물건을 모아 마을에 들어올 모양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54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824
6653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312
6652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5025
6651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665
6650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544
6649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488
6648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475
6647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450
6646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420
6645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384
6644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369
6643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242
6642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190
6641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765
6640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733
6639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663
6638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661
6637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2006-05-27 3623
6636 12월 9일, '대륙보일러'에서 후원해온 화목보일러 옥영경 2004-12-10 3534
6635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48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