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달날. 맑음

조회 수 296 추천 수 0 2023.01.08 01:58:24


짧은 겨울 해.

수행하고 개를 데리고 걷고 들어서면 아침 9.

 

밖에서 하다샘이 171계자 여행자보험을 처리하고,

교무실에서 글집에서 빠진 부분을 마저 채우다.

이미 다른 부분들은 정리해서 하다샘이 보내왔던.

아이들이 서른둘이니 여덟씩 네 모둠이면 되겠네.

학년을 배분하고 남녀 고르게,

지역이나 형제 친구를 잘 가르고.

이번 계자 주제곡으로 삼은 류형선의 모두 다 꽃이야를 넣어

휘령샘과 하다샘한테 메일을 보내다.

적절한 곳에서 인쇄를 해서 택배로 받을.

휘령샘이 알아보는 중. 하던 곳에서 하거나 새로운 곳을 찾거나.

청소년 자원봉사 포털사이트에 계자 일정도 등록하고.

 

171계자 신청란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약을 먹는 아이, 약을 바를 아이,

먹지 않는 음식을 비롯한 여러 특징들.

부모가 부재한 시간, 그래서 부모가 알지 못할 시간을

그들을 대신해 돌보고 기록할 날들일.

계자는 자유학도들의 부흥회라 할만치 우리를 고무시키지만

앞에 놓이면 천근같은 무게라.

이걸 왜 한다 했는가 열두 번도 더 마음이 어렵다가

안다, 아이들이 들어서는 순간 그 모든 것이 다 사라져버릴 것을.

그리고 우리는 새 세상에서 새 삶으로 빛나리란 걸.

그래서 또 계자를 하고.

아이들을 기다린다.

화목보일러에 연일 잠깐씩 불을 지피는 중.

그렇게 길을 들여야 계자에서도 잘 돌아갈.

 

14:10 교육청에서 전화가 들어왔다.

학교터 문제는 아직도 출렁이고 있다.

지자체에 매각 때까지 1년을 더 계약을 연장하기를 권해오다.

이제 와서? 매각 시까지 알뜰하게 임대업을 하시겠다?

교육청 매각도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고, 지자체에서의 매입 역시 그러할 지니

몇 개월 안에 쉬 결정나기 어려울 테지.

협상 또는 논의란 게 서로 처지를 이해하고 물러남도 있어야지,

결국 교육청 그편 뜻대로 할 거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일단 계자는 끝내놓고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여유를 좀 부려보기도.

내내 보리라던 영화를 챙겨보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허리가 꼿꼿한 여자(사망자의 아내)와 품격 있는 경찰 남자 이야기?

박찬욱스러운. 대사가 아름답게 춤을 춘다.

마침내라는 낱말을 재발견한?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

나는 슬픔을 어떻게 맞고 아픔을 어떻게 맞는가?

아름답고 아픈 영화였다.

상대의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자신의 사랑이 시작된다.

세상일이 그렇듯 사랑도 그렇게 어긋난다.

나는 붕괴됐다’, 서로가 스스로 무너지며 사랑을 지킨다.

그러나 사랑은 서로를 꼿꼿하게 세워주는 마음이 아닌가 말하고 있지만

정말 품격이 붕괴 속에 나오는 지는 모르겠네.

진정 꼿꼿한 마음은 무너지지 않는 것으로 품격을 지킬 듯.

, 제목, 훌륭했다.

헤어질 결심은 사랑할 결심이었던.

이동진은 이동진다운 평을 남기며 별점 5를 주었더라;

"파란색으로도 보이고 녹색으로도 보이는 그 옷처럼, 미결과 영원 사이에서 사무치도록"

 

22시께 벌써 졸리운.

새해에는, 적어도 계자 전에는 잠을 잠 확보할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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