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5.물날. 맑음

조회 수 306 추천 수 0 2023.02.27 12:38:34


사이집 다락 창 아래 나무 턱에 흠뻑 고인 물은

흘러 바닥으로까지 왔다.

영하 20도의 밤.


 

 

눈도 없는 밤

 

멧돼지가 들어서는 산 속 밭을 지키던 진돗개도

마을로 내려갔다

대한 지나 이른 설이 들었다

날로 내려가던 기온이 영하 20도에 이른 밤

언 잎들이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볼을 부볐다

제가 싸놓은 똥 위에 다시 고라니가 다녀갔다

겨울에도 솟은 두더지집이 발에 걸렸다

밟혀도 눕지 않는 마른 풀이었다

여러 번의 겨울을 맞는 동안

추위가 추위를 깎아 덜 매웠다

잡힐 듯이 북두칠성이 내려와 있었다

유성이 떨어졌다

소원도 없는 밤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65
6573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258
6572 지금은 마사토가 오는 중 옥영경 2004-01-06 2254
6571 6월 14일, 유선샘 난 자리에 이용주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19 2241
6570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241
6569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239
6568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39
6567 글이 더딘 까닭 옥영경 2004-06-28 2236
6566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224
6565 2007.11.16.쇠날. 맑음 / 백두대간 제 9구간 옥영경 2007-11-21 2217
6564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209
6563 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옥영경 2007-06-28 2208
6562 6월 10일 나무날, 에어로빅과 검도 옥영경 2004-06-11 2208
6561 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옥영경 2004-06-11 2203
6560 처음 식구들만 맞은 봄학기 첫 해날, 4월 25일 옥영경 2004-05-03 2202
6559 5월 6일, 류옥하다 외할머니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5-07 2200
6558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199
6557 2007. 5.31.나무날. 소쩍새 우는 한여름밤! 옥영경 2007-06-15 2196
6556 2005.10.10.달날. 성치 않게 맑은/ 닷 마지기 는 농사 옥영경 2005-10-12 2196
6555 100 계자 여는 날, 1월 3일 달날 싸락눈 내릴 듯 말 듯 옥영경 2005-01-04 219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