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5.물날. 맑음

조회 수 323 추천 수 0 2023.02.27 12:38:34


사이집 다락 창 아래 나무 턱에 흠뻑 고인 물은

흘러 바닥으로까지 왔다.

영하 20도의 밤.


 

 

눈도 없는 밤

 

멧돼지가 들어서는 산 속 밭을 지키던 진돗개도

마을로 내려갔다

대한 지나 이른 설이 들었다

날로 내려가던 기온이 영하 20도에 이른 밤

언 잎들이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볼을 부볐다

제가 싸놓은 똥 위에 다시 고라니가 다녀갔다

겨울에도 솟은 두더지집이 발에 걸렸다

밟혀도 눕지 않는 마른 풀이었다

여러 번의 겨울을 맞는 동안

추위가 추위를 깎아 덜 매웠다

잡힐 듯이 북두칠성이 내려와 있었다

유성이 떨어졌다

소원도 없는 밤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494 5월 20일, 북한 룡천에 보낸 돈 옥영경 2004-05-26 1745
6493 5월 20-21일, 색놀이에 빠진 아이들 옥영경 2004-05-26 1773
6492 5월 21일 쇠날, <오늘의 한국> 취재 옥영경 2004-05-26 1609
6491 5월 22일 흙날, 대구출장 옥영경 2004-05-26 1948
6490 5월 23일, 모내기와 아이들이 차린 가게 옥영경 2004-05-26 1670
6489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88
6488 5월 26일, 부처님 오신 날 옥영경 2004-05-31 1798
6487 5월 27일, 손말 갈무리 옥영경 2004-05-31 1596
6486 5월 28일, 봄학기 마지막 날 옥영경 2004-05-31 1495
6485 5월 29일-6월 6일, 찔레꽃 방학 옥영경 2004-05-31 1650
6484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223
6483 5월, 부엌에서 옥영경 2004-06-04 1553
6482 5월 31일주, 들에서 옥영경 2004-06-04 1565
6481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203
6480 찔레꽃 방학 중의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6-04 1941
6479 "계자 94"를 마치고 - 하나 옥영경 2004-06-07 1973
6478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537
6477 6월 6일, 찔레꽃 방학을 끝내고 옥영경 2004-06-07 2072
6476 6-8월 여름방학동안은 옥영경 2004-06-11 1647
6475 6월 7일, 조릿대집으로 재입주 옥영경 2004-06-11 148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