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5.물날. 맑음

조회 수 322 추천 수 0 2023.02.27 12:38:34


사이집 다락 창 아래 나무 턱에 흠뻑 고인 물은

흘러 바닥으로까지 왔다.

영하 20도의 밤.


 

 

눈도 없는 밤

 

멧돼지가 들어서는 산 속 밭을 지키던 진돗개도

마을로 내려갔다

대한 지나 이른 설이 들었다

날로 내려가던 기온이 영하 20도에 이른 밤

언 잎들이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볼을 부볐다

제가 싸놓은 똥 위에 다시 고라니가 다녀갔다

겨울에도 솟은 두더지집이 발에 걸렸다

밟혀도 눕지 않는 마른 풀이었다

여러 번의 겨울을 맞는 동안

추위가 추위를 깎아 덜 매웠다

잡힐 듯이 북두칠성이 내려와 있었다

유성이 떨어졌다

소원도 없는 밤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14 2022. 6.12.해날. 썩 맑지는 않은 옥영경 2022-07-08 322
113 2022. 3.17.나무날. 비 옥영경 2022-04-20 322
112 2021.11.26.쇠날. 맑음 옥영경 2021-12-30 322
111 2021.10.26.불날. 맑음 / 생의 어떤 순간이 우리를 후려치지만 옥영경 2021-12-15 322
110 2021. 7.13.불날. 맑음 옥영경 2021-08-08 322
109 2021. 5.31.달날. 갬 옥영경 2021-06-30 322
108 2020.11.24.불날. 맑음 옥영경 2020-12-24 322
107 2020. 5.27.물날. 맑음 / 등교개학 옥영경 2020-08-12 322
106 2023. 2. 8.물날. 맑음 / 2분짜리 영상 옥영경 2023-03-06 321
105 2023. 1.22.해날. 맑다 붓으로 그리듯 눈 살짝 옥영경 2023-02-20 321
104 2023. 1.21.흙날. 맑음 옥영경 2023-02-20 321
103 2022. 9. 6.불날. 비 긋다 옥영경 2022-09-28 321
102 2021. 5.1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1-06-14 321
101 2020. 7.17.쇠날. 옥영경 2020-08-13 321
100 2020. 6.16.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21
99 2020. 5.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8-12 321
98 2020. 5.16.흙날. 갬 옥영경 2020-08-10 321
97 2023. 3.15.물날. 바람 / 황태덕장 옥영경 2023-04-04 320
96 2022.12. 6.불날. 눈발 옥영경 2022-12-29 320
95 2022.11. 3.나무날. 맑음 / 시도 옥영경 2022-11-28 32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