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동안 아침마다 수행하면서 경옥고 솥단지에 불을 땔 것이다.

 

금산의 인삼시장을 갔다.

생지황과 복령과 건삼을 사다.

꿀은 벗이 거둔 토종꿀을 쓰기로.

복령과 건삼을 따로 갈아주는 곳도 있더라.

요새는 경옥고를 오쿠라는 중탕기에 집에서들도 만든다고.

그러니 경옥고용으로 재료를 특화해서 파는 가게도 있었다.

지황은 즙을 내고, 복령과 인삼을 가루로 내서 파는.

거기 꿀까지 더해 비율대로 딱 파는.

밤에 생지황을 솔질하여 씻고 즙을 내고 밭았다.

 

금산으로 가면서 한 간판을 발견, 한복공방이었다.

들어갔고, 둘러보았고, 강좌도 알았다.

작업실을 공유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다시 차에 올라 이동하면서 전화를 넣다.

가련다고, 물꼬에서는 적잖이 먼 곳이나

경옥고 작업을 하는 이곳에 와 있는 며칠이라도 가고자 하고,

한 번씩 몰아서 물꼬로부터 나들이 삼아 건너와 마저 작업을 하면 어떻겠냐 했네.

곁에 있는 이가 내게 말했다, 사람이 참 즉흥적이라고.

그런 면도 없잖으나

늘 마음에 두고 있던 일이라 내게 기회가 닿았고,

닿은 순간 가기로 한 것이었던.

마음에 안고 있으면 하는 날이 오잖던가!

 

벗네 아랫채 아궁이 위에는 그네 아버지가 만든 속이 깊은 가마솥이 있고,

경옥고를 달이는 커다란 자기항아리가 있다.

아침 수행, 공방, 그리고 내내 아궁이를 살필 며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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