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해건지기를 하고,

07시 보은과 상주의 경계에 있는 한 노천온천에 갔다.

한때 온천개발붐으로 소란했던 곳은 잡풀 무성했고,

한 곳만이 김이 오르는 물을 내고 있었다.

개울을 둘러싼 나무들에 상고대가 눈부셨다.

커다란 물통 안에 김장비닐을 넣고 물을 길어다 붓고 들머리를 묶었다.

정수기 말통 둘에도 물을 채웠다.

 

경옥고 달이기 이틀째 작업.

어제는 금산시장에 가 경옥고 재료들을 사고,

밤에는 생지황을 솔질하여 씻고 즙을 내렸다.

자기항아리에 건삼 복령 토종꿀 지황을 넣어 섞어 한지로 봉해

가마솥에 넣고 항아리 가로 길어온 물을 부었다.

08시 장작을 때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한복공방 공유작업실을 다녀오다.

경옥고를 달이는 동안 이번 주 내리 사흘 오전을 그리 보내려.

이번 참에 막 입을 한복 한 벌 짓고자 한다.

공업용 미싱을 열심히 돌렸네.

가정용만 다루었던 지라, 그것도 자주하는 일이 아니라

공업용 미싱의 속도를 익히기만 한 날이었다.

천이 많았고 그것들을 잇고 붙이기.

조각 옷감이 보이면 얻어와 모았다가 뭔가를 만들고는 하는데,

마침 그곳도 감이 많았다.

늘 가져오는 곳이 있으니 넉넉히 챙겨가도 된다시기 한 묶음 얻다.

아이들과도 한껏 작업하겠네.

 

낮에는 벗이 불을 지키고

밤에는 내가 아궁이를 지키며 경옥고를 달이는 중.

난방을 위해 불을 땔 때처럼 한 번에 한가득 장작을 넣어두면 좋으련

적당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그것도 아궁이 끝에 몇 개를 넣고

타 들어가면 그만큼 또 밀어 넣기를 반복하고 있다.

72시간 그리 불을 땔 것이다.

하룻밤이 흐르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18 2007.12.29.흙날. 그예 눈 뿌렸네 / 122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8-01-01 1788
6417 150 계자 갈무리글 옥영경 2012-01-20 1783
6416 122 계자 닷샛날, 2008. 1. 3.나무날. 맑음 / 까치산 옥영경 2008-01-07 1783
6415 6월 10일 쇠날, 령이의 변신 옥영경 2004-06-11 1781
6414 5월 20-21일, 색놀이에 빠진 아이들 옥영경 2004-05-26 1779
6413 2007. 7.28.흙날. 맑음 / 119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7-31 1770
6412 129 계자 닫는 날, 2009. 1. 9. 쇠날 / 갈무리글들 옥영경 2009-01-24 1767
6411 닷새 밥끊기를 끝내다 옥영경 2004-02-23 1765
6410 계자 39 열 이틀째 2월 6일 옥영경 2004-02-07 1765
6409 39 계자 열 사흘째 2월 7일 옥영경 2004-02-08 1764
6408 무사귀환, 그리고 옥영경 2017-04-06 1762
6407 11월 23일 불날 맑음, 도예가 지우 김원주샘 옥영경 2004-11-26 1761
6406 2007. 4.30.달날. 찌푸리다 비 옥영경 2007-05-14 1759
6405 124 계자 닫는 날, 2008. 1.18.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2-18 1757
6404 2007.11.22.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12-01 1755
6403 2007. 8. 11. 흙날. 맑음 / 121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7-09-03 1751
6402 5월 20일, 북한 룡천에 보낸 돈 옥영경 2004-05-26 1751
6401 2008. 5. 7.물날. 맑음 옥영경 2008-05-20 1739
6400 12월 1일 물날 찌푸림 옥영경 2004-12-03 1736
6399 6월 30일, 잠시 부엌샘 장한나샘 옥영경 2004-07-11 173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