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어딘가 문제가 생기면,
해건지기에서 습관처럼 하는 몸풀기가 몸 구석구석을 살피는 귀한 시간이 된다.
오늘 해건지기에서는 조근조근하는 말처럼 여느 날보다 더 자분자분 움직인다.
거참, 이제 좀 호흡을 되찾고 작업을 좀 하려니
담이 와버렸던.
한 번씩 온다.
한 번 오면 오래 머무는 것을 안 뒤
고생을 덜 하는 쪽을 택한다. 바로 파스를 붙이고, 통증완화제와 근육이완제를 먹고,
그리고 이렇게 차근차근 읽는 글처럼 몸을 읽는다.
좋은 편집자와 좋은 작가가 나눈 이야기를 읽었다.
새롭게 좋은 것을 써 내야만 편집자와 다음에 또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작가와
독자들과 책 만드는 일 앞에서 나태해지고 뻔뻔해지면
그의 다음 책을 결코 맡을 수 없으리란 걸 아는 편집자.
바로셀로나에서 한해를 보내고 돌아온 2019년부터 해마다 한 권씩 계약한 책을 내왔다.
내가 그만큼이라도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편집자 덕이었다.
두 출판사의 편집자가 다 훌륭했다.
특히 한울림에서는 벌써 세 권을 같이 엮었고
서너 권을 논의하고 있다.
한 편집자와 계속 일했고,
앞으로도 우리는 저자와 편집자로 오래 작업을 해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그는 나를 북돋웠고 긴장케 했고 그리고 나아가게 했다.
그런 그의 가치를 알고 그의 작업을 알아주면 그 역시 치켜졌고 힘을 냈다.
“제가 흥행력 없는 저자라...”
“선생님 글이 좋고, 삶이 훌륭하고,
그래서 선생님 책을 만드는 일이 즐겁고, 오래 하고 싶어요.”
계속 책을 쓰는 게 이전에 낸 책을 홍보하는 거라고 말해준 것도 그였다.
그래서 계속 쓰라고. 그래서 계속 썼다. 그리고 계속 쓸 것이다.
‘오로지 우리 스스로가 해내고 이룬 작업만이 다음을 기약해 준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우리가 해내고 이룬 작업만이 다음을 기약할 것을 우리 역시 안다.
잘하겠다는 말임.
말로라도 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다짐.
“월간 아니고 연간 옥영경입니다.”
요새 농처럼 하는 소개가 이러했다.
올해는 물꼬 이야기와 설악산 이야기, 둘을 다 탈고하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