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2004년을 맞습니다

조회 수 4394 추천 수 0 2004.07.19 11:25:00
옥 영 경 (자유학교 물꼬 교장)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빚은 위에
진달래 꽃잎 따다 얹어먹던 삼짇날입니다.
꿈꾸는 일의 아름다움이야 누군들 모를까요.
'같이' 꿈꾸는 일은 더 없는 기쁨일 테지요.
나아가 기어이 그 꿈을 이루는 일은
무어라 말할 길 없는 벅참이겠습니다.
갈 길이 아직 멀고 머나
함께 꾼 오랜 꿈을 한 풀 정리합니다.
좋은 날 먼 걸음 하셔서
뜻 깊은 자리 만들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1994년부터 열어오던 계절학교에서의 어느 밤이건
저녁이면 한데모임을 위해 학교 식구들이 죄다 둘러 앉았더랬지요.
2004년이면 우리가 꿈꾸는 학교 문을 열어 젖힐 수 있을 거라고,
그 때 우리들의 나이는 몇 살이 되는 거냐,
애고 어른이고 너나없이 손가락을 꼽아보았습니다.
그런 해가 정말 오기는 할까,
저으기 의심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음을 고백합니다.
새로운 학교를 준비하고 연습하고 실천하며 우리들의 생각을 검증해온 세월이
그렇게 십년도 더 넘어 되었습니다.
1994년 첫번째 계절자유학교부터 꼽더라도 꼬박 십 년이네요.
마침내
2004년 4월 21일(삼짇날) 물날 오늘,
충북 영동군 상촌면 대해리 큰말에서 자유학교 물꼬는
공동체와 학교가 함께 있는 상설학교 문을 엽니다.

사람들이 더러 묻습디다,
젊은 사람들이 긴 시간 힘들지 않았느냐고.
무슨 일인들 없었겠는지요.
그러나 또한 무에 그리 어려웠을 라구요.
살다보면…”
어르신들이 더러 그리 말씀을 시작하시지요.
죽지 않고 살 것임에야 무엇인가 해야 되지 않던가요.
문제는 어떤 뜻을 잊지 않고 견지하며 사는 일이고
혹여 잊더라도 끊임없이 생각해내며 사는 일 아니더이까.

가지 않은 길을 누군들 알까요.
다만 갈 일입니다, 살 일입니다,
'하면서' 힘을 내야 할 것입니다.
오직 아이들을 하늘처럼 섬길 것을 다짐합니다.

짧지 않은 세월 함께 준비해 온 모든 손길에 머리 숙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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