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조회 수 195 추천 수 0 2024.04.29 23:37:21

사실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 혼자 가는 것이 아니고 친구를, 그것도 평생의 반려자가 될 소중한 짝꿍을 데려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말이 13년차이지 사실 제가 물꼬라는 공간과 물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온전하게 다른 사람에게 말로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를 온전히 믿고 이 일정에 따라와 준 것인데 이 공간을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막상 도착하니 조금 걱정을 덜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늦게 도착한 저희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교문의 삼촌, 가마솥방의 옥쌤, 윤실쌤, 그리고 우당탕탕 무엇이도 그리 즐거운지 쾌활한 6명의 아이들 윤진, 수범, 정인, 지율, 도윤, 태양

맛있다를 연신 외치며 늦은 저녁을 맛있게 먹으며 티타임을 즐기는 수인쌤의 모습들까지 .. 점점 물꼬에 스며드는 짝꿍을 보며 조금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제가 명상돔에서 느꼈던 안락함, 편안함을 똑같이 느꼈길 바라며 첫날을 마무리 한 것 같습니다.


다음날 올라가 본 물꼬의 명상정원에서는 저의 지난날을 되돌아본 것 같습니다.

10년전 쯤 명상정원에 대한 계획을 듣고 아고라 쪽의 돌을 골라내는 일 수행을 했던 것도 같은데 어느새 제가 그곳에 앉아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계속 이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그때보다 저는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까 궁금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명상정원이 아름답게 바뀐 것처럼, 저도 조금씩이라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려는 노력을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하루만에 벽화를 다 완성해야한다며 불안해하는 친구의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저의 모습, 그리고 항상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옥쌤... 다 끝내지 못해도 괜찮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결국 제일 잘 보이는 면을 완성했고 함께한 16명의 이름자를 적으며 사진 촬영까지 했습니다. 뙤약볕에 너무 지치고 힘들때도 있었을텐데 다들 힘들다는 말 대신

'저 잘하고 있나요?' '너무 잘했어!' '벽화 이뻐요!' 

벽화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말이 오고 가는 장면이 저에겐 더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미워하고 싫어하고 비난하고 질투하는 장면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적절한 역할을 나누어주고 그것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준, 그리고 바쁠텐데 벽화 디자인 등을 사전에 오랫동안 고민을 많이 했을 짝꿍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지낸 동안 먹었던 모든 밥이 다 맛있었지만 현철샘이 맛있게 튀겨주신 두릅과, 옥쌤이 만들어주신 감자샐러드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특히 감자 샐러드는 지율이 만큼이나 저도 매우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참, 윤실쌤께 김 자르는 꿀팁과 옥쌤께 샐러드 드레싱 비법도 전수 받았네요! 다들 저를 전문가라 하시지만 사실 전 칼질부터 다시 배워야하는 초보라... 배울게 너무 많습니다...ㅎㅎ


참...그리고 물꼬의 기적(?)을 꽤나 곁에서 많이 지켜본 저로서...시간 상 실타래에서 전하지 못했던 말이지만

기적이 일어나 누군가의 일상이 언젠가는 꼭 제자리를 찾아가고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참으로 놀랐지만 옥쌤의 건강 문제도 쾌유를 빌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5월에 건강한 모습으로 또 뵙길 바랍니다.


물꼬

2024.04.30 20:54:41
*.39.180.162

하하, 굵직굵직한 글씨가 시원해서 일단 좋구요.


그저 13년이 아니지요.

꽉 찬 13년, 질감 두터운!

좋은 사람, 좋은 교사의 본이 되어주어 고맙습니다.

정환샘으로 물꼬가 더 자랑스러워진다지요.


지금 독수리 타법 중.

이가 없으면 잇몸.

줄 선 일이야 산더미지만, 되는 대로!


그나저나 참으로 신비롭소, 물꼬의 삶이.

어깨며 장이며 소동을 겪고도 4월 빈들이 순조롭더니

딱 이리 경계를 주고

5월 빈들을 또 준비케 하는군요.

이어진 태국 일정에 지장도 없게.

딱 이 시기, 들여주신 반찬이 또 얼마나 유용한지.


에구, 5월까지는 또 살아주어야겠습니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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