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어렵게 살겠습니다!

조회 수 2966 추천 수 0 2022.01.18 10:26:00

 수범이 돌아온 날, 바로 인사를 남기고 싶었으나

 꾸욱꾹... 참았습니다.

 물꼬의 그 아름다웠던 나날들을 

 글씨앗으로 알알이 심고 계신 

 옥쌤의 또다른 꽃밭을 먼저 보고 싶었으니까요. 


 매번 놀라웁고 놀라웁네요.
 어찌 그 정신없는 하루,
 아이들 하나 하나의 움직임을 마음을 다 보고 계시었는지 

 그 뜻을 헤아리고 기억하시는지.
 (물론 함께하신 쌤들의 마음이 함께 한 덕임을 알고 있습니다^^) 


 요번에도 여전히 꽤나 투닥인듯 하지만 ㅎ 

 그래도 조금은 더 자라있었던 수범이 남긴 명언 한 줄이 있네요.

 "재밌게 어려웠다."
 집에 돌아와 산에 오른 기억을 자랑하며 

 "진짜 길이 없는 산이었어. 길이 없는데 우리가 끝까지 올라갔어!"
 

 오늘, 책상에 앉아 껌벅이는 커서를 보며

 길이 없는 인생의 숙제에 겁먹은 채... 주춤대고 있던 저에게

 "길이 없는 산을 올라보라. 그 얼마나 어렵게 재미있는가!" 라고 알려주네요.
  때론 아이보다 한참 못 한 어른이자 엄마인 나, 

  또 이렇게 같이 배웁니다.

 이제 꼭 열 살이 된 수범이.
 그 아이의 십 년 인생을 자라나게 한... 세개의 뿌리, 

 홍제동 (본가), 안동(친가), 그리고......  물꼬!
 아이의 영혼에 수분이 마를때쯤이면 

 뿌리 깊숙이로부터 단 물기를 빨아올려 다시 살게하는.

 내가 사랑받을만한 사람인가 괜시리 움츠러들때면
 이 뿌리의 기억들로 다시 어깨펴고 자유로이 숨 쉬게 하는.

 감사합니다. 그런 뿌리가 되어주셔서.
 오래 오래 그렇게 있어주세요.
 수범과 저 또한 이 소중한 뿌리가 행여 시들지 않도록 

 잘 돌보고 가꾸겠습니다.



 옥쌤, 휘령쌤, 하다쌤, 민교쌤, 근영쌤, 지인쌤, 희지쌤, 윤호쌤, 젊은 할아버지, 함께 한 친구들...
 그리고 제습이와 가습이... 

 마지막으로 간만에 몸살 앓았을 소나무님까지 ㅎㅎ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옥영경

2022.01.18 12:54:29
*.62.190.8

수진샘,


수범이 무사도착 소식 고맙습니다!


재작년 여름 수범이가 장염을 앓고 계자 뒤 입원까지 했던 걸 기억합니다.

코로나19로 병원을 못 잡아 여러 곳 전전했던 엄마의 고생도.

그때 수진샘이 그러셨어요,

"제가 물꼬를 일고여덟 번이나 가 봤다, 옥샘이 부엌을 어찌 관리하시는지 다 봤는데,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고 사람들을 섬기는지 다 봤는데, 

그렇게 관리해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
외려 다른 아이가 아니라 수범이가 그래서 더 다행이라고까지 하셨습니다.

그때 전화기 이쪽에서 눈물이 핑돌았지요.

고맙습니다, 그런 신뢰로 또 계자를 이어왔습니다.


이번 계자는 더욱 샘들한테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제가 밥바라지를 하느라 휘령샘이 축을 더 많이 가져갔고,

물꼬의 기적대로 유달리 마음 많이 담고 움직임이 좋은 샘들이 딱 붙은 계자였습니다.

이건 정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싶다지요.

글이 풍성하지 못해 그 아름다운 낱낱을 담아낼 수 없지만

자주 울컥하였더랍니다.

그 사랑을 아이들이 다 받아주었습니다.

야삼경에 잠도 안 자고 모여앉아 샘들이 하는 하루재기는

우리가 서로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공유하고 시간을 합체하는 때.

그 덕에 계자 기록도 그리 좀 세밀할 수 있는.(완전 샘들 덕이지요!)

그래도 못다한 이야기가 더 많고.


계자 사전 통화에서 수범이의 거친 행동이 학교에서 잠시 문제가 된 건에 대해

우리 이야기 나누었더랬지요.

우리가 그 아이에게 화를 내는 방식에 대해 보다 좋은 행동을 알려주자 말씀드렸댔습니다.

수범이가 지내는 동안 나름 그런 훈련을 했고,

이전 계자에 견주면 그의 목소리도 낮아졌습니다.

우리가 쓰는 애도 애지만 아이 자신이 가장 애를 쓰지요.

장한 수범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뭘 안 해도 아이 스스로도 충분히 성장을 해나가는!

그 힘을 절대적으로 믿습니다.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기도 합니다. 사는 동안 나날이 나아질 수 있다는.

ㅎ 인간에 대한 신뢰, 그런.

아, 희지샘은 '계자 내내 수범이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 같이 있고 싶었다.'라고 날적이에 썼더군요.


내가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인가, 그 따위(ㅎ) 것 던지기로.

나는 내가 사랑하면 됨.

나는 나를 저버리지 않을 수 있으니.

각자가 사랑하는 내가 만나 더한 사랑의 세상을 만듭시다요.

ㅎ 우리가 좀 가까운 관계(ㅎ)로 이런 말도 마구함요:)


계자 때 보내주신 초코파이며 와플과자며 잘 나누어먹었습니다.

뭘 보탤까 물어봐 주셔서 계자마다 번번이 고맙습니다.

물꼬가 논두렁에 대한 인사를 늘 제대로 못합니다.

달마다 수범이 이름으로 보태주시는 살림 또한 고맙다는 인사를

이 글에 슬쩍 얹습니다:)

고맙습니다.


ㅎ 저요, 오늘 아침에야 늦은 잠을 좀 잤는데요,

아아아아아아, 계자 기록하다 막 지겨워도 합니다요 :)

사람이 그래요,  그래도 또 계자를 하고 또 기록을 하겠지요.

이거 너무 벅찬 날들이거든요.

우리 아이들과 좋은 선생들이 만드는 세계에 젖어 있으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래서 좋은 세상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막 솟거든요.

그런 세상에서 수범이랑 또 만나겠습니다!


부디 강건하시기로.

휘령

2022.01.19 01:10:05
*.228.129.41

수진 샘 안녕하세요! 품앗이 샘 강휘령입니다.

재밌게 어려웠다니. 수범이는 항상 계자가 끝나면 명언아닌 명언을 하나씩 남겨주는 듯 합니다. 

지난 날의 한데모임에서의 수범이를 떠올리다

이번 계자 한데모임에서 보여준 모습을 살펴보면 놀라움이 가득합니다. 

크는 건 아이들인데, 감동과 배움은 제게 더 많은 듯한 때였습니다.

성장해가는 수범이를 볼 수 있는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다음 계자에서 또 한 발짝 성큼 커있을 수범이가 기다려집니다. 

더 깊어지신 수진샘을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건강하게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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