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29 추천 수 0 2015.04.22 12:02:52

예전에 제가 sns에 이런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채널을 돌리다가 채널A에서 영화 변호인관련 시사토론을 하길래 채널을 멈췄다. 실제로 당시에 판결을 내린 판사가 나와서 그때 자기가 무죄로 판결을 잘못내렸다고 주장하고있다. 심지어 (자신이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고문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자신은 모르지만 영화속에서 드라마틱한 요소를 넣기위해 고문장면을 넣었다고 말하는데 사회자와 같이 나온 영화평론가가 그 당시 고문은 있었다고 당황하며 말리고있다. 국보법 무죄판결을 내렸다던 판사 출신 변호사는 지금 회상하면 부림사건은 국가적으로 위험한 사건이었다고 한다. 리영희교수의 책이 국가적 차원에서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이사람. 30여년이라는 세월동안 무엇이 이사람을 이렇게 바꾸어 놓았을까. 이 아저씨 자꾸 변호인이 빨갱이 영화인 것처럼 얘기하시면서 균형적인 요소를 넣어야 했다고 하시는데 내가 보기엔 이분이 제일 균형적이지 못하신듯.. 패널끼리 이 영화가 노무현영화냐 정치적이냐 자기들끼리 싸운다. 이미 천만관객을 넘은 영화 그리고 고인에 대해 자꾸 이빨깐다. 변호인을 볼때 '누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지 보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를 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뭔가 캥기는게 있으니까 '무엇'을 보지못하게 '누구', '색깔'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겠지. 스무살이 된지 19일 되었다. 이제 어른이라고 철없이 기뻐했던 나. 앞으로 내가 나아갈 사회는 나에게 색깔에 대해서 묻는 사람이 많은 사회겠지."


저는 딱히 진보다, 보수다 할 정치적 색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극보수인 사람과 함께 살고있고 대안사회를 꿈꾸는 이들과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지금은 보수가 집권하는 사회에서 '진보는 뭐고 보수는 뭐야'하는 친구들과 공부하고 있습니다.


물꼬에서 청소하면서 항상 배우는것. '모든것에는 뒷면이 있다' 

사소한 말인 것 같지만 우리 삶에도 꼭 필요한 말이지요.

정말 모든것에는 이면이 있습니다. 보수에도 이면이 있고 진보에도 이면이 있지요. 그래서 저는 '진보가 무조건적으로 맞다'는 사람이나 '진보가 무조건적으로 틀리다'는 사람들이 편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보수가 있을 수 있고 건강한 진보 있을 수 있지요. 누군가의 말이 전적으로 다 맞을 수 없고, 그의 말이 전부일 수 없지요. 모든것에는 이면이 있으니까요.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것도 이면이 있지요. 특히 어떤 일이든 정치색 따지는게 특징인 우리사회에서 이면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언론도 색에 맞춰 보도하고 사람들은 입맛에 맞는 일만 보고 해석하고 판단하지요.

저는 그러고 싶지않습니다. 한겨레보면서 '그래! 수구꼴통들!' 하고 싶지도 않고, 중앙일보 보면서 '저 빨갱이 종북들!'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세월호 집회에 나가봤습니다. 무언가를 통해보는것보다 직접가서 봐야겠다하고 갔습니다.


4월16일 추모제 4월18일 추모대회에서 보았습니다.

평범한 회사원 가장이었던 한 아이의 아버지가 울부짖는 모습을 보았고,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한 아이의 언니가 아르바이트며 대학교며 다 때려치우고 부운 발로 행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유가족들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걸까요? 머리를 밀고 단식을 하고 광화문에서 새벽비를 맞으며 잠을 자는 이유는 돈 몇 푼 더 받기위해서 일까요? 야당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일까요? 대통령을 모욕하기 위해서 일까요? 

 한 친구가 물었어요. "내가 세월호에 탔으면 우리 엄마는 어떻게 했을까?"  함께한 이들이 대답했어요, "이렇게 하셨을거야. 이분들도 어머니이기때문에 가족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시는 걸거야" 우리는 이 말에 모두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이런일을 당한다면 우리 가족들도 이렇게 할거라고, 내 가족이 이런일을 당한다면 나도 이렇게 할거라고.


광화문에 헌화하는 길을 경찰이 모두 막고 방패로 밀고 당기고 몸싸움을 하면서 후배가 물었습니다. "그냥 조용히 꽃만 두고 오겠다는데 왜 막는거에요?"  왜 경찰은 국민들이 헌화를 하지 못하게 막고, 유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막는걸까요? 저는 폭도도 아니고 어느 당 소속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대학생인데요. 최루액과 물대포 까지 쏴가면서 대학생들까지 연행해가는 이유가 뭘까요?

숨기는게, 두려운게 있는거라고, 알려지면 안될 것들이있기 때문에 기를 쓰고 막는거라고 몸소 느꼈습니다. 이게 세월호에 냉소적인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이면이 아닐까요?


불법시위다, 폭력진압이다 말이 많던 그날, 새벽까지 대치하다가 대부분 해산하고 돌아오는길이 잊히질 않네요. 새벽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쉬고있던 경찰에게 물었습니다. 경찰은 핸드폰으로 정류장을 찾아 알려주고는 고등학생이냐고 물었습니다. 대학생이라고 하자 씁쓸한 미소로 담배를 태우며 말했지요. "사실..너희가 잘하고 있는거야..너희가 맞는거야.."

시위대의 적은 경찰이 아니지요. 다만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지, 무엇이 두려워 갓 스무살 넘긴 젊은 군인들 뒤에 숨어있는지 생각할 힘이 있어야겠다 생각한 새벽이었습니다. 

 



나누미

2015.04.23 00:49:33
*.36.144.246

연규님이 얘기했듯이 울부짓는. 이유 단 하나
살릴 수 있었던 자식새끼 왜 살리지 못했나, 왜 꽃다운 우리 아들,딸들 말 잘듣어서 가만히 죽어버렸나.

이렇게 언급 했듯이 원인을 잘 지적 했습니다.
이렇듯 원인이 나왔는데
더 얘기한다면
돈에 먼 해운회사,그리고 탐관오리, 심증이 가지만 썩어빠진 정치인등
물질에 눈이 어두어
안전수칙을 어긴 것이 사실 주원인 이지요
그 다음이 연규님이 지적 했듯이 안내방송에 착실이 따랐는데
날벼락 맞은 안따까운 죽음이지요
이렇듯 주된 원인이 나왔지요
그런데....
.
.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이 더 어디 있겠습니까?
과연 그 슬픔이 잊어지겠습니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연규님이 그 원인을 지적 했듯이 그 원인에 대하여 향후 더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으로 제도화하고 철저히 관리하여 귀중한 생명을 헛되이 잃지 않도록 법제화하고 하루바삐 시행하는 것 아니겠는지요?

연규님이 언급 했듯이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행동하는 거라고...
하루바삐 대책을 세우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그것이 세월호 특별법.
이것이 국가에서 해야 할 일이며 미온적이거나 합당치 않을 시
우리가 나서서 하루바삐 타당서밌게 입법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바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요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되겠지만

평화로운 시위와
국가의 상징인 때극기를 태우는 행위는 절대 안된다는 것
입든곱든 우리나라의 수장에게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가 실종된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오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시 금 올림니다.

연규

2015.04.25 14:37:17
*.97.150.3

네, 나누미님을 오해하지 않습니다. 귀한 물꼬인연이기에 섣불리 오해하거나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다만 누군가 글을 보고 '시위란 폭동을 위해서만 하는거구나' 혹은 '시위는 폭력적인거구나, 국가 반란자들만 하는거구나'하는 오해를 할까 염려있던 것입니다.


저같은 평범한 대학생들도 시위에 나간다는 것을,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발란을 일으키려 집회를 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제가 갔을 때도 경찰(경찰들 대부분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군생활하는 스물 넘은 청년들)을 필요이상으로 욕하고 도발하는 몇몇 분들 계셨습니다. 그건 분명히 잘 못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몇몇 폭력적인 사람들의 언행때문에 시위대 전체가, 세월호를 추모하는 사람들 전체가 판단되는 일은 타당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시위에 참여하는 많은 대학생들은 경찰을 도발하지 말라고 교육받고 시위에 참가합니다. 경찰이 대열에서 낙오되어 시위대한테 밀려오는 순간에도 경찰을 폭행하지말라고 시위대에서 소리칩니다. 어떤 학생은 경찰에게 '21살 대학생입니다. 오빠일테고 친구일테고 동생이겠지요. 좋은인연으로 만나지 못해 미안합니다. 행동하지 못해 더 슬플 당신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라는 아름다운 쪽지를 볼 수 있도록 붙여놉니다. 경찰들은 그 쪽지가 떨어지려하자 손을 뻗어 다시 붙여놓지요. 이런 마음 따듯한 장면들도 시위에 있습니다. 정치 색을 떠나 함께 마음 아파하는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평화로운 시위를 만들기 위해서 말입니다.


태극기를 분사른 청년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그 청년이 나서서 인터뷰 하기까지 세월호 대책위쪽에서 그 청년을 많이 찾았습니다. 언론에 자극적으로 태극기를 불지르는 모습이 보도가 되고 그게 마치 세월호 집회에서 계획한 것처럼, 의도된 것처럼 비추어졌기 때문입니다. 그의 단독행동에 오해를 입게되어 오해를 풀고자 했습니다. 그 청년도 인터뷰에서 '자신의 단독행동이 에월호 유가족이나 집회 참석자들을 반역자로 만들었다.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고 자신이 너무 경솔했다. ... 강조하지만 나는 태극기로 상징되는 국가를 모욕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부당한 공권력에 대한 항의로써 울분으로 우연히 현장에서 발견한 태극기가 그려진 종이를 불태운 것이다. ... 나 한명의 행동으로 많은분들 특히 유가족분들께 심려를 끼려 죄송하다. 국가전복이나 국기모독의 의도는 전혀없었다'라고 밝힙니다.


마지막으로 평화로운 시위는 시위대 혼자 만드는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이야기를 그만하고 싶습니다. 시위대는 공격할 것을 커녕 물대포로 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우비와 최루액을 씻어낼 생수가 전부입니다. 그리고 소중한 이를 잃었을때의 찢어지는 마음과 그에 대한 공감. 오늘 제가 챙겨가는 것은 그것 뿐입니다. 

경찰이 18일 하루동안 사용한 캡사이신 분사액이 작년 한 해 동안 사용한 양의 2배가 넘었다고 합니다. 

격렬했던 18일 집회때 열아홉 청년이 방패로 두들겨 맞는 할아버지를 구하려다가 경찰에게 끌려가 구타당하며 연행되었다고 합니다.

18일 제가 본 학교 남 학우들의 우비는 다 찢겨있었고 새내기 남자학우는 옷이 찢어진채 연행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날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시위대도 경찰들도 이 나라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인터뷰 기사 전문 : http://slownews.kr/39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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