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늑장을 부렸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영동으로 가는 버스를 놓쳤습니다.
대해리에서 출발하는 차가 남아있었지요.
시간이 빠듯하다고 상범샘께서 5시 차를 타라 하셨지요.
신기 아버님께서 차에 모두를 태우고 영동역까지 태워 주셨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역까지 가는 내내 아이들의 말싸움(?)에 신기와 아버님의 재미난 대화에...
무릎에 소희샘이 앉았음에도 잘도 주무신 현애샘.
소희샘의 묵직함이 오히려 안정감을 주더라 하시데요.^^
물꼬를 나와 성빈이, 현빈이 친구집에서 하루묵었지요.
1년만에 만난 친구와 정신없이 이야기 하고, 놀았답니다.
에미는 정신없이 잠들었건만...
아이들은 12시가 넘게 놀다가는 이모라 부르는 친구의 에미에게 현관 밖으로 쫓겨나는 벌을 서고는 들어와서야 잠을 잤다합니다.
사람의 정이란게 참 깊은 이들이 옆에 있었지요.
그들과 헤어져 파주로 오면서 아이들이 어찌나 슬피울었던지...
참 고마운 이들입니다.
아버지께서 벌써 환갑을 맞으셨습니다.
정말 무섭다는 말 뿐이 할 말이 없던 아버지.
고엽제 후유증에 의한 당뇨로 이제 서서히 시력을 잃어 가고 계시죠.
아니, 언제 시력이 갑자기 사라질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고 하시네요.
이제는 손주들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머리맡에 사진을 두고 주무신다는...
6년을 한 집에 살았던 까닭이 더 하겠지요.
집안 내력에 흰 머리도 얼굴에 주름도 거의 없다뿐이지요.
손이 많이 가서 하기 힘들던 튀김을 아이의 손을 빌려 가면서 만들고...
잡채에... 고기에...해물탕에...
참 분주하게 하루를 보냈지요.
아버지께서 4년을 기다렸던 이를 맞아 기쁘다 하셨지요.
그렇게 아버지의 모습에서 세월이 흘러 간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과 집에 도착했지요.
물꼬를 나온지 이제 삼일이 지났건만...그곳이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