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를 다녀와서 1
김소연 2005.07.22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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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꼬를 가는 걸음은 착찹했다. 대안이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남사는 대로 살게 되리라 생각했는데, 무언가 쫓겨난 사람처럼 비오는 경부 고속도로를 겁도 없이 달렸다, 트럭 옆을 지날 때 시야를 가리는 물보라가 두려웠다,그러나 나의 마음은 더 무서웠다, 산자락을 따라 내리는 비는 더 슬펐다, 혼자 삶의 전환점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야속함이 비가되어 차창을 때리는 듯 풍경이 바꾸어지고 깊어가는 산이 등장했다.
물꼬가 거기 있었다. 아무도 나와서 반기지 않는 그곳에 난 이방인으로 들어섰다. 남의 삶의 공간에 끼어든 어색한 느낌이 날 왜소하게 했다. 일정을 안내 받고 익숙치 않은 시골 길들을 걸어 젖어있는 숙소로 들어갔다. 전형적인 시골 집, 오랫동안 버려진 빈 집이였으리라 눅눅했다,
의도된 가난이 거기 있었다
삶의 생존에 장식이 배제된 삶,
거기서 난 잠시 마음을 놓았다,
여러 사람이 자기에 방 두평이 비좁지 않았고, 초배지로 바른 흙벽이 촌스럽지 않아서 두고 온 분당의 아파트들이 갑자기 위선처럼 느껴졌다, 사는데 생활하는데 정말 많은 것이 필요없는데,,,,왜 그리 장식에 신경을 쓰고 살았던가!!!
좀더 넓은 한 평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더 벌어야 했던가?
좀 더 세련된 주거 공간을 갖기위해 오늘도 화려한 인테리어들이 유행을 따라 짓고 버려지고 있는데,,,
가짜처럼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내 몸뚱이, 내 삶의 공간, 내 일터,
모두 과부하가 걸려있는 도시의 모습과 너무 대조적으로 물꼬는 살아가는데 딱 가장 필요한 것만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저 몸을 쉬고 잠을 잘 수 있는 공간,
그저 몸을 감싸고 보호하기 위한 의복,
그저 살아갈 노동에 필요한 몸
그저 에너지를 얻기위한 음식
그저 즐거울 수 있는 공부
그리고 나머지는 채워질 수도 있는 그리고 채워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들,,,,
당황스러웠다,
쫓겨간 듯 한 그곳에서 난 대안을 본 것이 아니라
삶이 그리 소박할 수 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그리 살아가고 있었고, 아이들이 그속에서
정신과 육체가 손상되지 않으채로 자라나고 있었다
사치스러운 도시,에서
아이들은 병들고,외롭고, 표독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