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체험기]

조회 수 1203 추천 수 0 2005.01.22 11:01:00


(100번째 계절학교 방문기 1/14~ 1/17)

언제고 꼬옥~ 가봐야지.. 내 아이들이 아닌 나를 위해서....

그렇게 되씹어가며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3박4일 일정으로 가게 되었어요.





결혼 12년차 접어들면서 아이들 떼어놓고 거기다 둘다 회사에 결근계 써가며
짤릴거 목숨걸어가며 감행하긴 처음이었거든요. 후후. ^^;;


전날 저녁 대전사는 시동생집에 두 개구장이 녀석들 떨궈?놓고 뒷날 아침
부리나케 차비를 끝내고 물꼬에 도착한 시각은 약속시간이 조금 안된
11시 30분경 이었습니다.

옛날 분교부지라는 소리를 들은지라 학교의 너른 운동장하며,,,
민속촌에나 있을법한 장군나무들, 큰 느티나무 가지마다 걸린 노란 손수건..
(아이들이 달아놓았을까... 저걸 달면서 얼마나 신나라 했나.. 샘들이 달았나?? ㅜ.ㅡ)
살아본적도 다녀본적도 없는 학교가 정감이 갔습니다.

처음 맞아준건 승호라는 아이였습니다.
후후.. 4일 동안 저희부부의 말동무가 많이 되었던 아이이며 아이의 눈으로
볼수있는 마음을 갖게 해준 아이입니다.

한시간을 밖에서 서성.... ^^;;; 선뜻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그렇다고 누구하나
말 붙이는 사람도 엄꼬... 흑~ ㅠ.ㅠ (뒤늦게 알았지만 누구든.. 가르치는 사람없고
스스로 찾아서 해야한다고 하네요.. )
지내고보니 아이들과 24시간 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눈을 뗄수도 손이 남지도
않더라구요.

은근슬쩍.. 쭈삣... 부엌으로 들어가 희정샘과 첫 눈을 맞추었습니다.
(에고... 지금 말하는거지만 무지 어색하고 멋쩍은거 모르시져??? ^^;;;;;;)
저도 그러니 남편은 2시간째 밖에서 서성대네요.. 풉..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며 아이들 등따시고 발따시게 장작불 연신 때 주시는
영철 샘을 만나 남편은 그제야 얼굴에 웃음이 핍니다.

점심을 먹고난 후에야 다른 샘들과 아이들에게 눈인사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새로온 샘이 ‘p모둠인지..샘이름은 무엇인지... 질문이 쏟아집니다.
(그때까지도 우리 부부가 샘으로 불리는 것도 뜨아~ ?? 했고 누구 엄마~ 아빠로
불리기에 익숙한 저희를 이름을 불러준다는것도 적응이 안되었어요. 하핫.. ^^)

오후시간 삼색수제비를 한다고 당근물, 시금치물, 김물을 만드는데..
희정샘이 몸살때문에 끙끙~ 이시네요...
부엌샘도우미로 저 숙영샘이 임명? 되었는데... 헉~ ㅡ.ㅡ; 저는 부엌일이.. 우웁..
말이 12년차 주부이지 맞벌이 부부로 지내온터라 서투르기 장난이 아닙니다.
상범샘은 어머니가 오셨으니 부엌일은 안심이다.. 생각하셨나봐요.
( 샘들은 저희를 어머님, 아버님 이라 부르고 아이들은 샘이라 불렀어요.
갠적인 생각이지만 샘이라 불리는게 더 좋드만요.. 하하하하 어머님 아버님 호칭이 왠지..
나이들어 보여서리... -.-+ )

4일동안 되려 몸 아픈 희정샘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 감사..)
모든음식은 멸치 다시마 물을 우려내고 하고 메밀묵도 직접쑤고 하얀콩 우려내서
직접갈아 콩비지찌게 만들고 떡삶아 떡잡채 만들고..
와아~ 그 많은 군사?들 식거리를 그렇게 능수능란 하게 하다니.. 정말 대단~한 희정샘 입니다.
매일 밥은 가마니 반은 하는거 같구.. (그래도 모자라는건 왜일까??? ㅡ.ㅡ* )
수제비 반죽할때 물을 얼마나 잡아야 할지... 물어보시는 상범샘~ 어리버리 한 제 얼굴을
보셨을라나... 에효..
암튼 음식솜씨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첫날 우여곡절끝에 아이들 하루재기를 해주고 샘들 하루재기(아이들과 하루일을 얘기하고
내일일을 토론하는것)를 했습니다.
난롯가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는것도 처음, 반나절이였지만 샘이라고 불리우며
40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지낸것도 처음, "밥은 하늘입니다." 문구처럼 귀하게 음식을
먹은것도 처음.. 모든것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응?이 안되어 하룻밤이 천날 같더니.. (진심입니다. 우웁.. ㅜ.ㅜ)
담날 아침햇살을 받으며 아이들 얼굴을 보니 오늘은 무슨 일들이 있을까...
궁금해지더군요.

아침 떼건지기를 하는데.. 아이들 관심사는 오늘에 맛난 반찬은 무엇인지~
디저트는 무엇인지~ 입니다.
자연식 식단에 집에서 처럼 먹고싶다고 과자며 간식을 풍족?하게 마음대로 먹지 못합니다.
처음엔 안쓰러웠지만 그래야 음식 귀한줄 알지..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둘째날은 나뭇꾼과 선녀랍니다.
(산에 나무를 하러가는날)
아침 때건지기를 하고 뒷산으로 아이들을 꽁꽁 싸메고 올라갔는데 상범샘이 위에서 소리를
지르십니다.
산 중턱쯤.... 저수지가 꽁꽁얼어 하얀 눈에 덮여 있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것이였어요.
동심이 된 상범샘은 맨 뒤에 오는 아이까지 모두 와서는 발자국 하나 찍지 않은
하이얀 예쁜 눈 모습을 보여주시겠다... 먼저온 아이들이 흔적?을 남길까 전전긍긍
이십니다.
마음이 급한 아이들 슬쩍~슬쩍~ 제 발자국 찍기 바쁩니다.
마지막 아이까지 올라온 후에야 상범샘이 먼저 얼음진단을 하고 나서는
모든 아이들과 샘들이 우루루 쾅쾅 내려가 눈덮인 저수지를 점령했습니다.
한 아이가 그런 말을 하더군요.. "와아~~ 백두산 천지 같아요!!!!

상범샘 온몸을 던져가며 아이가 ? 되어가시는 모습을 보니 저희도 같은 마음으로
물이 들었습니다.
손수 먼저 옷을 적시시고 넘어지고 뒹굴고~ 그런모습에 누가 동심이 안되겠습니까..
아이들또한 샘들

큰뫼

2005.01.22 00:00:00
*.155.246.137

숙영샘 애쓰셨습니다.
너무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장선진

2005.01.22 00:00:00
*.155.246.137

샘~ 다시 읽으니 그때의 그 감동이 또 밀려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함께 나눌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시 뵙기를 소원하고 빌어봅니다. 좋은 추억이었고 좋은 인연이었습니다. 같이 뽑기 하면서 정말 신났던거 아시죠? 샘의 그 웃는 얼굴이 아직도 기억나요. 정말 근심걱정 없이 오로지 성공했다는 그 기쁨하나에 소박하게 소리내어 웃었더랬어요. 그 마음 간직하시고 힘들 때 어려울 때마다 꺼내서 다시 웃어보시길 바래요..

박숙영

2005.01.23 00:00:00
*.155.246.137

큰뫼님 답글 감사합니다. 감명은요... (긁적~ 긁적~)
선진샘~~ 많은 얘기 못나눈것이 아쉽고 그러네요. 여름학기때 제가 또 갈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어요. 아이들과 너무나도 자~알 어울리시는 샘이
무척 부러?웠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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