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아침] 나도 어머니처럼

조회 수 1880 추천 수 0 2019.05.07 14:04:35


나도 어머니처럼



왜 사느냐고 물으시면
죽지 못해 산다
나를 위해 산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위한 기도냐고 물으시면
자신이 잘되기 위해서
무엇을 바라기 위해서 기도 한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느냐 물으시면 
내 한 몸 편하고 빛나기 위해서
누가 알아주길 바래 땀 흘린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한번도 삶을 회의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원망하지 않으며
몸져 아픈 날조차 이마 짚으며
당신의 의무를 소홀히하지 않으셨다

한평생 어머니는 위해서, 위해서만
당신의 노동 당신의 기도 
당신의 젖과 눈물을 온전히
이못난 자식 위해 바쳐주셨다


그아들인 나 역시 위해서, 위해서만

살고 죽겠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삶과 정성을 다 바쳐주신 내겐
그 사랑 내 몸에 가두어둘 권리는 없었다

끝내 죽음 앞에 세워져
죽음만은 피해가고 싶던 그 순간에도
나도 어머니처럼 성실하고 치열하게
온몸 바쳐 투쟁할 수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박노해, <참된 시작> 가운데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05938
5867 잘 왔습니다! [1] 윤지 2023-08-12 1869
5866 잘 도착했습니다~! [1] 임채성 2023-08-12 1826
5865 잘 도착했습니다! [1] 권해찬 2023-08-11 1829
5864 잘 도착했습니다 [1] 성빈! 2023-08-11 1682
5863 잘 도착했습니다~ [2] 휘향 2023-08-11 1796
5862 잘 도착했습니다 [1] 김현진 2023-08-11 1685
5861 제자리로 [3] 휘령 2023-08-11 1907
5860 무사히 잘 도착했습니다. [1] 임채성 2023-07-30 1802
5859 홍인교 귀가 신고 [1] 이건호 2023-06-27 1801
5858 무사히 도착했습니당 [1] 현택 2023-06-26 1847
5857 잘 도착했습니다! [1] 수연 2023-06-26 1692
5856 잘 도착했습니다 ㅎㅎ [1] 태희 2023-06-26 1712
5855 잘 도착했습니다! [1] 윤희중 2023-06-26 1784
5854 잘 도착했습니다! [1] 권해찬 2023-06-25 1703
5853 잘 도착했습니다! [1] 방채미 2023-06-25 1633
5852 잘 도착했습니다! [1] 윤호 2023-06-25 1648
5851 잘 도착했습니다~! [1] 휘령 2023-06-25 1636
5850 비가 많이 옵니다 [1] 필교 2023-05-05 1408
5849 [펌]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무영등... 물꼬 2023-03-29 1888
5848 챗GPT가 MS 오피스에 적용되었다는! 물꼬 2023-03-20 135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