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이네요, 피식.

조회 수 799 추천 수 0 2003.12.26 20:00:00

다들 잘 지내시죠.? 정말 오랜만인 것 같네요.
그동안 너무 무신경 했죠.; 죄송해요.;
저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던 거 아시잖아요-_ㅠ
그래도 삼년동안 고생한 거,
결과는 매우 흡족은 아니지만 안도의 한숨 정도는 내쉴 수 있었습니다.
끝나면 쉴 수 있을 줄 알았었는데.
그래서 친구들하고 밤기차 타고 여행가자는 등의
별별 계획들까지 엄청 세워두고 있었는데,
어찌 된 것이 시험이 끝나고 더 힘든 나날의 연속입니다.
산더미 같은 숙제에, 학원의 140주 쯤 남은 수능에 대한 압박과.
얼마 후면 학원 반편성 시험과 학교 1차 시험이 저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수진이도 6개월 남은 경시대회 준비 하느라
요즘은 그 잠퉁이가 저보다도 늦게 자면서 공부하고 있고요.
예전에는 제가 모범생에 더 가까웠는데,
크면서 수진이랑 저랑 성격이 바뀌는 것 같은 것이, 어째.
엄마는 항상 넌 왜 이렇게 망가졌냐고 하시죠, 피식.
하지만 모범생이었던 예전보다는 망가진 지금이 더 좋은 건 왜 일까요.

27일이면 방학입니다. 중학교 생활의 마지막 방학식이죠.
그리고 두 달 후면 졸업입니다.
초등학교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그세 중학교도 졸업이랍니다.
갑자기 후회스러워집니다.
좀 더 열심히 할 걸. 그래서 1학년 ‹š 목표로 했던 곳을 가도록 해 볼걸.
그리고 무서워집니다.
고등학교 3년도 이렇게 빨리 지나가 버리면,
내가 가고 싶은 대학교를 과연 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입학 신청 받으셨나 봅니다. 설명회 하신 건 알고 있었구요.
철 모르던 시절, 물꼬 갈 거라고 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저는 치열한 전쟁터에 뛰어들고 있고,
선생님들은 귀여운 아이들과의 생활을 준비하고 계시고요.
괜시리 제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건 뭘까요.
그리고, 세삼 시간의 흐름을 느낍니다.
아이들이 2004년에 자신이 몇 학년인지 세어보곤 했다는 그 부분에서 말이죠.
그 때는 지금이라는 시간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멀고 먼 곳의,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아직도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애이긴 합니다만,
왜 이렇게 허무할까요.

제가 원했던 꿈을 버리고 다른 곳을 지향하고 있는 제가
요즘들어 너무나도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돈에 매여서 하고 싶은 걸 포기해버리는 제 모습에.
돈, 돈이라고 치부해버리기 보다는, 사회적인 모든 것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돌릴 생각도 없습니다.
그게 제 자신을 더욱 한심하게 만들긴 합니다.
하지만, 삶이라는 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어릴 때부터 배워왔고, 이제 몸으로 느끼고 있으니까요.
그래요, 이제 저도 아주 조금은 아니까요.
하지만 아직 그 꿈을 놓치는 않았습니다. 놓을 수는 없으니까요.
6년을 간직해 온 그 꿈을 어떻게 버릴 수 있겠어요.

날씨가 점점 쌀쌀해집니다.
그 곳은 전처럼 또 눈이 많이 왔을까요.?
정말 몸조심 하세요.
14박 15일을 그 것도 두 번이나, 그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지내셔야 되는데.
거기에 우리 새끼일꾼들까지 가면 더 머리 아프시죠a
정말 가고 싶은데, 제가 생각해봐도 좀 무리에요, 14박 15일은.
일주일은 못 갈 것 같네요. 일주일을 못 가게 되면 못 가는 건가.?
그럼 그렇게 못간다, 못간다 하면서 중 2때부터 방학마다 갔었던 물꼬를,
이번 방학에는 죽어도 간다간다 하던 물꼬를,
못 가게 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되면 이번 겨울방학은, 너무 허전할 것 같네요.
물꼬를 다녀와서 즐겁게 짧았던 방학이, 이번에는 학교 때문에 힘들게 짧겠지만,
정말 허전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정말 가서 오래 도와드려야 하는데, 죄송해요.
가도 죄송, 못 가면 더 죄송할 것 같네요.

안녕히 계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행복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06735
215 공부방 날적이 10월 31일 [1] 옥영경 2003-11-01 805
214 *^^* 운지냥 2002-12-08 804
213 Re..여러모로 고마운... 2002-09-13 803
212 꿈이 현실화 될수있다면 그건 꿈이 아니라 이상인거죠 [2] 고양이 2003-11-06 802
211 급히 부르는, 성균샘-옥영경 옥영경 2003-05-09 802
210 호호홋..^^사진이 아직도...;; [1] 이재서 2003-02-12 802
209 안녕하세요!! 설용훈 2003-02-02 802
208 또 간만이지요. 승아 2002-07-27 802
207 방과후공부 날적이 신상범 2003-05-26 801
206 한번더.. [3] 민성재 2009-01-23 800
205 자알 도착했습니다. [3] 혜연성연맘 2004-05-24 800
204 축하드립니다. 김창영 2004-04-21 800
203 한사골(한겨레를 사랑하는 시골사람들) 홈페지가.... 흰머리소년 2004-01-19 800
» 너무 오랜만이네요, 피식. sUmiN〃 2003-12-26 799
201 엄마께서 하다 옷 보내신데요~ 승환v 2003-06-11 800
200 선생님 아! 이렇게 맘을......... 수정 2004-02-27 799
199 안녕하세요, [7] 운지, 2003-12-31 799
198 가을날의 여유로움... 순영이 2003-10-13 799
197 시험기간인데..=_= 조은 2003-10-08 799
196 [새끼일꾼 카페에서 퍼옴] 새끼일꾼 필독공지!!! 민우비누 2003-02-06 79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