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을 당하게 되면 그 사람은 숨을 쉬는 생생한 인간에서 사물로 변형되어 버린다. 즉 인간을 하나의 개인으로서, 인류로서 구별케 해줄 수 있는 바가 잔인하게 파괴되어 버린다"

 타인의 고통을 담고 있는 사진이나 영상이 계속 반복되면 사람들은 이런 광경을 바라보는 고통,

그 이미지 속의 존재들에 대해 느끼는 고통에 점점 더 무감각해집니다.

"한번 충격을 줬다가 이내 분노를 일으키게 만드는 종류의 이미지가 넘쳐날수록, 우리는 반응 능력을 잃어가게 된다. 연민이 극한에 다다르면 결국 무감각에 빠지기 마련"이기때문입니다.

책에서 손택은 연민은 쉽사리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우리가 저지른 일이 아니다")까지 증명해 주는 알리바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그런 고통을 쳐다볼 수 있는 우리의 특권이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나 잔혹한 이미지를 보고 가지게 된 두려움을 극복해 우리의 무감각함을 떨쳐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라고.


출판사 리뷰를 참고해, 2015년 섬모임의 첫번째 텍스트 선정 이유를 밝힙니다. 


세월호참사 1주기, 사람들의 반응이 다양합니다.

유가족분들과 함께,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고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1년에 분노하며 투쟁하는 사람들과

가슴은 아프나 이제 그만하자, 지겹다는 이도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차가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봐야했던, 그 날의 기억을 다르게 받아안고 해석하기 때문이겠죠.

여러 가치가 공존하는 사회입니다.

무엇을 따르는 것이 정답이라 할 수 없으나,

명백한 사실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채 1년이 지났고, 우리는 4.16 이후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국가를 믿고 순응하는 국민으로 살아가는 것은 또 다른 참사의 목도를 예견하는 것이라는 것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연민을 보여주는 선에서, 보상금 지급만으로 세월호 참사를 덮으려는 것은

손탁의 말을 빌어,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비극에 대해 스스로 무감해지면서

우리 모두가 느꼈던, 참사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일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민들이 거리에서 진상규명을 외치는 것은 더 이상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돈보다는 생명이 우선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단 한 명의 국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책임지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행동입니다.



나누미

2015.04.23 00:40:13
*.36.144.246

맞습니다
아리님이 얘기 했듯이 단 한 생명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하여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제가 얘기하고자 하고 싶은 것은

폭럭과 국가 기강을 흔드는 행동
그래도 밉든곱든 한 나라의 수장이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인데 그에 대한 최소한의 지켜야 할 국민의 도리
그리고
국가의 상징인 국기를 불 태우는 그러한 있을수 없는 행동이

과연 타당한가?

더도 아닌 이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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