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럼

조회 수 913 추천 수 0 2009.03.16 22:17:00
* 지난 2월 막바지에 글월 하나 받고
오래 서성이다 하늘 한 번 보고 저 한 번 보고 하였습니다.
"밥을 추려 먹고" 라는 대목에서 그 밥이 목에 걸렸더라지요.
사는 일이 참, 싶었더이다.
이 글월에다 <밥을 추려 먹고>라고 이름 붙여주었습니다.(옥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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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8일 토요일, 오후 16시 13분 15초 +0900

얼핏 봄이 된 듯
햇살 나른한 날입니다.

안녕하시지요?

2월 빈들모임 신청 날짜를 놓쳐
옥선생님께 졸라볼까 마음먹었던 날

아버지가 다급히 입원을 하시고
바로 다음날 돌아가셨어요.

안산의 병원에서
서울 종합병원으로 응급차를 타고
다시 양평 장례식장으로 응급차를 타고
또 다시 화장터로 운구차를 타며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며칠을 보냈어요.

아버지가 중환자실로 입원을 할 때만 해도
사람의 일생이 이제 병원에서 시작해서 병원에서 끝을 보는건가
자연스레 태어나서 자연사로 돌아가는 길은 정말 불가한가
황망한 생각을 했었고

여러 처치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하면서는
천만원대가 넘어간다는 병원비에
다리가 무거워 지는 것 같았는데

정작 순식간에 이렇게 되고 보니
마음이 어디론가 다 달아나서
생각을 할 수도 정리를 할 수도 없게 되었어요.

제 밑으로 남동생을 잃어버린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로
친정 엄마의 상태는 말이 아니예요.

비관스럽다기 보다는
허무하달까
역시 그래도 삶은 계속 된다고 여겨야 하는 걸까
처신할 바를 모르겠는 마음이예요.

성빈이는 오늘도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고 있고
저도 끼니마다 밥을 추려 먹고 있어요.

정말 산 자만이 삶을 증거할 수 있는 것인지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하는것인지
여기저기서 들었던 말들이 돌처럼 튀는 날입니다.

두서없죠?

그러게요......

옥영경

2009.03.16 00:00:00
*.155.246.137

< 밥을 꾸역꾸역 밀어넣고 >

2009년 3월 03일 화요일, 오후 15시 58분 25초 +0900

봄눈이 푸지게 내립니다.
많이도 내립니다.
그래도 봄날입니다.

어느 소설 구절이었던 걸까요,
스님이 그랬다나요,
우주가 허무한 게 아니라 사람이 허무한 거라고.
맞는 말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때마다 밥을 꾸역꾸역 밀어넣고 해우소 가고
그래도 아이들이 자라고...
감히, "뭐 그렇지요... 합니다.

가끔 소식 듣고 싶습니다.
그런 것이 사는 일에 힘을 더하고는 합디다.
성빈이에게도 안부 물어주셔요.

아무쪼록 건승하소서.

류옥하다

2009.03.18 00:00:00
*.155.246.137

그런데 성빈이는 잘 지내고 있나요?
지금 몇살이죠?

성빈이한테 안부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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