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대안교육 연대는 필요하다

조회 수 2283 추천 수 0 2001.05.31 00:00:00
### 아랫글은 대안넷 토론방에 있는 글입니다. 정진욱 님은 호주에서 귀국해서 국내에서 대안학교를 만드시기 위해 준비하는 분입니다. 이 글과 관련된 "대안교육 연대의 틀을 만들자"라는 토론이 대안넷 토론방에서 이뤄지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토론방에 오셔서, 교사로서, 학부모로서, 학생으로서, 현장 실천가로서.. 자신의 위치에서 이야기 하고픈 것들과, 연대망에 대한 구상들을 풀어봤으면 합니다.



☞대안넷 토론방 바로가기 http://daean.net/005/discuss_main.htm







제목 : 대안교육 연대는 필요합니다

글쓴이 Ace61 2001.05.31





안녕하세요. 저는 호주에서 온 정 진욱 입니다.



대안교육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자 충청과 경상지방을 둘러보고 온 사이에 참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군요. 특히 작은 아해님... 뵌적은 없지만 우리 조만간 만나야만 할 사이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 언제한번 시간을 내주셨으면 합니다.



저역시 대안교육의 연대에 관하여 많은 생각을 해왔으며, 이번 여행길에 만나뵌 현장 분들에게도 제가 말씀드린 화두는 결국 "연대"였습니다.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당위성에 대하여 저는 다음과 같이 생각을 정리해 왔습니다.



***





1. 우리는 왜 대안교육을 하고자 하는가?



대안교육계는 현재까지는 제도권 교육에 반(反)하는 의미로서 이해되는 듯 합니다. 즉, 제도권 교육에 대하여 발전적인 비판은 해줄지언정 실제로 제도권과 대안교육계를 이분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토양이 척박한 현실과 짧은 역사 속에서 대안교육계의 우리들이 우선 우리들 스스로의 역량을 먼저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건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이 "제도권은 제도권대로 나가든 말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대안을 가진 교육을 위해서 뛴다"가 아닌,

"우리나라 전체 교육현실의 문제점을 놓고 이를 위한 대안을 찾되, 그 시작을 먼저 대안교육계 내부적으로 해보자"는 것이라고 볼때 답은 명확해 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대안교육계에 속해 있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보다 참된 교육을 시키는게 아니라, 결국 지향하는 바가 우리 나라 교육 현실 전체를 대상으로 변화를 유도해 나가자는게 우리들의 진짜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약간 다른 이야기일수 있지만, 제가 살던 호주에는 교육부, 국방부, 내무부 등 모든 정부 부처가 두개입니다. 내각제이다 보니까 정부 내각에 소속된 부처가 하나씩 있고, 이와 동시에 정부에 소속되어있지 않은 shadow cabinet이 있어서 정부 내각과 똑같은 이름으로 똑같은 업무를 하며 나름대로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를 견제하며 협력과 비판을 적절하게 해 나가는 부처가 또 하나 있습니다.



즉 교육부 역시 정부에 하나가 있고, 그리고 야당과 민간으로 구성된 동일한 이름의 shadow 교육부가 또 하나 있는 것입니다.



모든 대안학교들이 독자성을 지니되, 내부적으로 연대를 하고 필요하다면 상설기구를 만들어 대안교육계 전체를 대변하는 기관으로서 정책개발과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마치 shadow교육부의 역할과 같은 소임을 다할 수 있을때, 진정한 대안교육 연대의 틀을 통하여 우리나라 전체 교육rP의 현실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가능하고 "대안교육계의 바깥에 방치되어 있는 제도권 교육계"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대안교육 연대는 연구기관 이어야 합니다.



대안교육 연대는 참여와 모임과 나눔의 장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그 기능에 추가하여, 토론과 정책개발이라는 소임이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어야 합니다.



아직 짧은 역사라고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이러한 연대를 이룰수 없을만큼 대안교육계의 인적자원이 작은것도 아니고 또한 그동안의 많은 고민과 연구와 토론을 통하여 어느정도는 성숙된 여건이 조성되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역설적인 이야기이지만, 가장 교과서가 필요없는 교육을 하기위해서는 대안교육 연대 (가칭 "대안교육 재단"이라 하겠습니다)는 가장 교과서적인 모범답안을 만들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하고 사안별 대안을 제시해 나가는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일례를 들어봅니다.



현재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대안교육 = 대학 안가는 교육" 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안교육 = 적성대로 키워주는 교육'과는 분명 다릅니다. 인성교육의 바탕하에서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키우고 향후 사회인으로서 보람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더이상 경쟁이나 줄세우기에 내몰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소질을 더 키우고 더 전문가가 되기위해 그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다면 "자신의 의지"에 다라 대학을 갈수도 있게 가능성을 열어두는 다양성이 바로 또 다른 대안일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수많은 사례들에 대한 정보와 자료들이 어느 한곳으로 수렴되고, 거기에서 연구하고 조사하여 적절한 대안을 찾아내고 다시 일선 현장과 공유하도록 알리는 작업은 매우 필요 하다고 봅니다.



많은 대안 학교들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다른 학교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새로운 사례를 처음 접하고 실험해 본다는 것은 자칫 원하는 결과물이 얻어지지 않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학교 현장들에서 일어나는 사양한 사례들을 모아서 연구하고 유형별로 분석을하고, 이를 현장 학교들이 모두 공유하면서 나아갈때 대안교육의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어떤 하나의 큰 원류를 이룰수 있다고 봅니다.





3. 대안교육의 유형을 생각합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대안교육은 학생의 다양성은 물론 학교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대안학교들 역시 나름대로의 목적이나 지향하는 바가 약간씩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저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학교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해 나가는지, 그래서 배우고 얻을만한 좋은 시책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공유가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곧, 대안학교와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잠재요원들이 읽어보고 공부해야할 교과서가 없다는 말과 일치합니다.



또한 대안교사 양성을 한다고 하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익혀서 현장에 투신할 것인지에 대한 원론적인 원칙이나 합의 역시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가령 간디학교에서 교사양성 연수를 한다고 하면, 그 교사 후보들은 물론 연수가 끝난후 간디학교에서의 근무로 이어짐을 예상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후보생들이 다른 학교로 간다든지 혹은 학교를 직접 설립하고자 할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안교육 재단이 만들어지고, 이 연구기관에서 대안교사 양성을 위한 마스터 플랜 (즉, 공통 분모)를 제시하여 대안교사 양성 프로그램의 공통과목을 준비하고, 여기에 더하여 각 학교별로 자기 학교만의 별도의 프로그램을 접목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것도 한가지 예일 것입니다.



즉, 대안교사가 되고자하는 교사들은 이미 한국 및 외국의 대안교육을 두루 익힐수 있는 기초 공통과정을 이수하게되므로, 학교에 따라 다르게 함으로써 중복되어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그 특정학교뿐만 아닌 대안교육 전체에 대한 눈을 뜰수있게 있다는 것이 됩니다.



이러한 소임을 대안교육 재단이 맡는다면 학교별로 유능한 교사를 양성하고 학교끼리 교사진을 교류하며, 적재적소에 배치가 이루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현재 운영중인 학교들에 대한 연구와 검증을 거쳐 한국의 실정과 현실에 가장 잘맞는 바람직한 대안교육 모델을 유형별로 개발하여 이를 토대로 향후 더많은 대안학교가 더 많이 문을 열수 있도록 어떤 교과서의 역할을 할수 있는 연구자료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대안교육계의 질적 양적 팽창과 발전을 위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안교육에 뜻을 두고있거나 대안학교를 시작하고자 하나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해 하는 경우가 너무나 주위에 흔하게 많은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4. 누군가 깃발을 들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뭔가 구심점이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 깃발을 들고 정말 열심히 일을 해주어야 합니다. 혼자보다는 여럿, 여럿보다는 어떤 학교나 단체가 이 운동을 앞장 서 주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운동을 위해 미진한 힘이나마 합쳐서 일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보다 더 많은 분들의 힘이 합쳐 지기를 바랍니다.



이땅에 대안교육이 뿌리내린지 육년여가 지났다고 합니다.

이제 지나온 작업들을 한데묶어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하여 이미 틔운싹이 쑥쑥 자라게할 때라고 봅니다. 학교마다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고민을 다같이 공유하고, 또한 학교마다 가지고 있는 발전적인 좋은 모델역시 공유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작은 아해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진지한 논의의 장이 이루어져서 이 운동을 적극 추진하였으면 합니다.



대안교육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알리고, 우리 스스로 내실을 더 다지기 위해서라도, 한 두 학교의 간헐적인 목소리 역시 소중하지만 이제는 모두의 목소리를 합치는 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많은 분들과 이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운동을 할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작은 아해님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의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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