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아침] 나도 어머니처럼

조회 수 2313 추천 수 0 2019.05.07 14:04:35


나도 어머니처럼



왜 사느냐고 물으시면
죽지 못해 산다
나를 위해 산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위한 기도냐고 물으시면
자신이 잘되기 위해서
무엇을 바라기 위해서 기도 한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느냐 물으시면 
내 한 몸 편하고 빛나기 위해서
누가 알아주길 바래 땀 흘린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한번도 삶을 회의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원망하지 않으며
몸져 아픈 날조차 이마 짚으며
당신의 의무를 소홀히하지 않으셨다

한평생 어머니는 위해서, 위해서만
당신의 노동 당신의 기도 
당신의 젖과 눈물을 온전히
이못난 자식 위해 바쳐주셨다


그아들인 나 역시 위해서, 위해서만

살고 죽겠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삶과 정성을 다 바쳐주신 내겐
그 사랑 내 몸에 가두어둘 권리는 없었다

끝내 죽음 앞에 세워져
죽음만은 피해가고 싶던 그 순간에도
나도 어머니처럼 성실하고 치열하게
온몸 바쳐 투쟁할 수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박노해, <참된 시작> 가운데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13523
238 죄송해요...--;;; 승희 2001-09-27 1185
237 애 많이 쓰셨습니다. 박의숙 2001-09-26 1677
236 생일 축하 허윤희 2001-09-24 1505
235 Re..날적이가 이상해요. 박의숙 2001-09-24 1170
234 날적이가 이상해요. 허윤희 2001-09-24 1270
233 이런 게 있었군요. 박의숙 2001-09-24 1350
232 인터넷 신문 '뉴스앤조이'에 난 물꼬기사입니다. 자유학교 2001-09-07 1696
231 Re..넘넘 죄송해여 두레일꾼 2001-09-04 1116
230 넘넘 죄송해여 김재은 2001-09-04 1289
229 전국최초 공립대안학교 소개 임창수 2001-09-03 1362
228 Re..변태테스트 했다.. 서연ㅂ 2001-08-29 1614
227 Re..흠 진짜랑게// 서연 2001-08-29 1203
226 Re..알고 있었습니다.. 서연 2001-08-29 1236
225 Re..근태샘에 대한 진실!! 서여니... 2001-08-28 1384
224 알고 있었습니다.. 김근태 2001-08-28 1264
223 자유학교 물꼬에서 알립니다. 관리자 2001-08-28 1220
222 변태테스트 했다.. 근태샘 2001-08-27 1584
221 Re..거짓말.... 장현지 2001-08-27 1231
220 진짜루.........?????? 장현지 2001-08-27 1192
219 Re..흠 진짜랑게// 김근태 2001-08-26 127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