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정원 아침뜨樂 옴자의 눈썹 모양,

그 끝부분에 학교에서 옮겨 심은 원추리들이 일제히 피었다.

가뭄에 옮겨져 목숨 부지하는 데만 이 계절이 가려나 했더니만,

고맙다.


아침뜨樂을 둘러친 가장자리 측백나무 가지들을 정리한다.

왕성한 생명들이라.

저들은 저들 삶일 텐데

사람은 또 사람의 삶이 있으니 삐져나온 것들을 자른다.

낼모레 나들이를 올 아이들 맞이 준비이다.

움직임을 그리며 여러 차례 뒤집었다,

달골을 쓰느냐 마느냐, 아래 학교에서만 움직이느냐로.

아무래도 아침뜨樂을 걸으면 좋겠다.

토끼풀 더미에서 네잎을 발견하고는

아하, 오는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면 좋겠다 싶었다.

그간 틈틈이 모아놓은 것도 있다.

사이집 마당으로 가서도 몇 개 찾는다.

네잎토끼풀을 찾는데 거의 마스터 수준이란 소리를 듣고는 하지.

하얀샘이 건너와 달골 풀들을 베 주었다.


아래 학교로 내려와서도 움직임을 계속 그려본다.

천막이 있으면 좋겠다.

마침 연어의 날에 인근 초등학교에서 온 천막을 더 두기로 했더랬다.

천막을 치고, 타프도 꺼내 쳐둔다.

천막 아래는 책걸상들을, 타프 아래로는 등산용 의자들을 두었다.

아, 텐트도 하나 쳐두면 아이들이 재밌어하겠다. 숨어들 수 있겠지.

학교 마당은 학교아저씨가 풀을 베고 있다.


이런 것도 기적이라 하겠다. 그러니까...

연어의 날을 준비하며 점주샘이 부엌 냉장고 뒤편 낡은 지도를 떼어내고

게시판을 하나 만들어 붙였던 거라.

양면 테이프가 없어 종이 테이프를 임시로 붙였는데,

조만간 떨어질 거라고 점주샘이 미리 알려주고 갔더랬다.

그런데 이게 오늘 떨어졌네.

4일 당일 행사 중에 떨어졌으면 얼마나 번거로웠을 것이냐,

내일이면 종종거리며 준비하는 걸음에 마음이 얼마나 더 바빴을 것이냐,

딱 오늘 떨어져 준거라.

“고마워, 인사해줘서!”

단단히 붙이고, 머리 쪽은 냉장고 몸체와 잘 묶어놓았다.


낼모레 일정에 세인샘이 붙는다는 연락.

아무래도 안에 손 하나 더 있으면 여유가 좀 있겠네 싶었던 차.

긴 시간 물꼬에 뜸했던 세인샘이나 연어의 날 그의 움직임을 보았다.

그니 하나라도 충분하겠네.

그런데, 물꼬 누리집에 뒤늦게 올려놓은 제도학교 나들이 안내문을 읽고

희중샘도 짬을 내보겠다 연락을 했다,

안내문 아래 손발 보탤 분들 오십사 했더니.

희중샘이 올 여름 계자에 붙기는 하나

품앗이샘들한테 문자로 이번 일정에도 혹 짬이 나냐 통문을 돌릴 때

그는 뺐더랬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움직이는, 자영업을 하는 그의 생활을 아는 지라.

그런데, 하루 휴가삼아 온다니!

벌써 행사 다 치른 것 같으네.

이것도 기적이라 하자.


아, 네이버 책 영역에서 이번에 출간한 <내 삶은 내가 살게->에

베스트셀러 빨간딱지가 붙었다는 소식.

아직 출판사에서 홍보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물꼬 인연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일 테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4962 2019. 7.22.달날. 갬 / 별일들 옥영경 2019-08-22 429
4961 2019 여름 청소년 계자(2019.7.20~21) 갈무리글 옥영경 2019-08-17 509
4960 2019 여름 청계 닫는 날, 2019. 7.21.해날. 비 옥영경 2019-08-17 389
4959 2019 여름 청계 여는 날, 2019. 7.20. 흙날. 비 옥영경 2019-08-17 461
4958 2019. 7.19.쇠날. 밤, 태풍 지나는 옥영경 2019-08-17 460
4957 2019. 7.18.나무날. 도둑비 다녀가고 흐림 옥영경 2019-08-17 468
4956 2019. 7.17.물날. 흐림 / 뭐, 또 벌에 쏘이다 옥영경 2019-08-17 425
4955 2019. 7.16.불날. 반짝 해 옥영경 2019-08-17 414
4954 2019. 7.15.달날. 억수비 한 시간 다녀간 옥영경 2019-08-17 445
4953 2019. 7.11~14.나무날~해날. 비 내리거나 흐리거나 맑거나 / 삿포로를 다녀오다 옥영경 2019-08-17 426
4952 2019. 7.10.물날. 비, 여러 날 변죽만 울리더니 옥영경 2019-08-17 401
4951 2019. 7. 9.불날. 조금 흐리게 시작한 아침 옥영경 2019-08-17 390
4950 2019. 7. 8.달날. 맑음 / 올해 두 번째로 나올 책의 원고 교정 중 옥영경 2019-08-17 444
4949 2019. 7. 7.해날. 가끔 구름 덮이는 / 우리 생의 환희이면서 동시에 생인손, 아이들 옥영경 2019-08-17 452
4948 2019. 7. 6.흙날. 가끔 해를 가리는 먹구름 /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스코트 새비지/나무심는사람, 2003) 옥영경 2019-08-16 457
4947 2019. 7. 5.쇠날. 맑음 / 올 여름 첫 미리내 옥영경 2019-08-16 440
4946 2019. 7. 4.나무날. 맑음, 날씨 좀 보라지! / 제도학교의 물꼬 나들이 옥영경 2019-08-14 498
4945 2019. 7. 3.물날. 맑되 잠깐 구름 /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나쓰카리 이쿠코/공명) 옥영경 2019-08-14 495
» 2019. 7. 2.불날. 맑음 / 날마다의 삶 속에 만나는 기적 옥영경 2019-08-14 479
4943 2019. 7. 1.달날. 아주 잠깐 빗방울 두엇 / 풀매기 원정 옥영경 2019-08-14 51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