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9.달날. 흐림

조회 수 221 추천 수 0 2023.10.24 00:03:07


낙엽의 계절, 낡은 말인데 사실이 퍽 그러한 걸.

학교아저씨가 본관 옥상과 가마솥방 지붕에 올라 낙엽을 긁어내다.

큰해우소 뒤란 마른가지며 낙엽들도 치워내고,

어제그제는 삼거리 창고도 정리하고 들어오셨다고.

 

어제오늘 수좌스님 한 분 머무시는 공간에서 어른의 학교가 있었고,

늦은 밤에야 집으로 돌아오는 먼 길이었다.

저녁과 아침과 점심까지 내리 세 끼를 차려내준 밥을 받았다.

수제비 하나도 소홀함이 없는 밥상이었다.

밥상에서 주신 스님의 말씀이 맴돈다.

버는 대로 쓴다고들 하는데, 그게 아니라...”

벌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말.

생긴 대로쓴다는 말에 대해,

생기는 대로 쓰며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한다.

벌려고 덜 노력한다면 남은 그 노력으로 무엇을 하나.

그것조차 애씀이라 그 노력도 아니 한단 말인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버린다는 것은

바로 그 노력조차 않겠다는 말 아닐는지.

너무 하고사니 좀 안 하려는 물꼬 일정들 같은 거 아닐까 이해해 본다.

그 여백에 사유와 성찰이 있을.

그리고 다른 존재를 보는 눈이 있을.

 

한 분은 보험여왕이었던 시절에 대해 말했다.

자신같이 말 주변 없는 이가 어떻게 거기까지 올랐겠냐고.

설득하려고 안했어요.”

(사람들의 말을) 들었단다.

듣다가 보험의 불필요함을 말할 때, 불편을 말할 때

그 문제를 해결해주는 말을 하였을 뿐이라고.

듣기에 대해 생각한다.

입보다 귀가 커야할 나이로 가고 있다.

듣고, 그가 물을 때 대답하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536 2023.12.14.나무날. 비 옥영경 2023-12-24 169
6535 2023.12.13.물날. 맑음 옥영경 2023-12-24 155
6534 2023.12.12.불날. 비 개고 흐린 옥영경 2023-12-24 151
6533 2023.12.11.달날. 비 옥영경 2023-12-24 174
6532 2023.12.10.해날. 맑음 옥영경 2023-12-21 156
6531 2023.12. 9.흙날. 흐림 옥영경 2023-12-21 184
6530 2023.12. 8.쇠날. 봄바람 부는 저녁 같은 옥영경 2023-12-21 189
6529 2023.12. 7.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3-12-20 191
6528 2023.12. 6.물날. 맑다가 저녁 비 옥영경 2023-12-20 192
6527 2023.12. 5.불날. 어둡지 않게 흐린 옥영경 2023-12-20 185
6526 2023.12. 4.달날. 옅은 해 / ‘삼거리집’ 옥영경 2023-12-13 207
6525 2023.12. 3.해날. 맑음 옥영경 2023-12-13 176
6524 2023.12. 2.흙날. 보슬비 내린 아침 옥영경 2023-12-13 222
6523 2023.12. 1.쇠날. 맑음 옥영경 2023-12-13 191
6522 2023.11.3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12-12 261
6521 2023.11.29.물날. 맑음 옥영경 2023-12-12 187
6520 2023.11.28.불날. 맑음 옥영경 2023-12-12 176
6519 2023.11.27.달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23-12-12 205
6518 2023.11.26.해날. 저녁비 / 김장 이튿날 옥영경 2023-12-05 219
6517 2023.11.25.흙날. 맑음 / 김장 첫날 옥영경 2023-12-05 30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