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0.물날. 맑음

조회 수 1176 추천 수 0 2007.10.17 18:46:00

2007.10.10.물날. 맑음


“이렇게 많아?”
아레께 고구마를 캐기 전 거둔 줄기가 한 콘티 있었지요.
오늘 아이들이 일시간에 그걸 벗겼습니다.
어른들도 오며가며 붙었지요.
데쳐서 된장에 무쳐놓아도, 볶아도,
그리고 줄기김치를 담아놔도 온 식구들이 다 좋아합니다.
한동안 잘 먹겠네요.

아이들이 하루를 돌아보며 얘기를 하고 기록해둔
‘한데모임’ 공책을 들여다봅니다.
“나는 오늘 어떤 잘못을 했는가?”
엄마한테 밥투정을 했다고도 하고,
동네 갓난쟁이 기분을 안 좋게 했다 하고,
엄마에게 짜증도 냈다고들 쓰고 있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자기가 잘한 것도 얘기하기로 했어요.”
잘하는 구나, 참 잘하고들 삽니다.
그러게요, 잘못을 자꾸 들추는 것이
그걸 고쳐나가게 하는 방법이 되기도 하겠지만
이왕이며 좋은 얘기를 더 많이 해서 긍정성을 두텁게 하는 것도
자신을 잘 키우는 법 아닐지요.
요리 봐도 조리 봐도 참 기특한 이 녀석들입니다.

미시간대 기계공학과 교수 조벽샘의 교수법특강을 들었습니다.
새 시대의 인재란 일에 대한 실력(전문성)과
일을 주도해나가는 실력(창의성),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실력(인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어떻게 가르쳐야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었지요.
지식 중간도매상이 되지 마라,
학생들이 ‘알 수 있다’가 아니라 ‘할 수 있’도록 해라,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무엇을 하게끔 할 것인가 고민하고 실천하라,
구시대교수법이 아니라 첨단 두뇌연구에 의한 교수법을 구사하랍디다.
이때의 교수법은 기술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교육철학 교육관을 세우고 그 확신 아래 가르치는 거라지요.
“내가 저 아이의 주의력을 어떻게 장악할 수 있을까?”
못하면 그건 거의 전적으로 교수 탓이 아니겠는가를 묻고 있었습니다.
교실 분위기를 가르치는 교수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었지요.
책임을 ‘가르치는 자’에게 두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앞에 낯이 붉어지지 않는 교사여야 하건만...
수업 준비 잘 해야겠다,
돌아오며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답니다.
확신하는 자신의 교육도
그걸 구현하기는 결국 현장에서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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