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해날. 바람 차고, 맑았다

조회 수 650 추천 수 0 2015.02.27 02:42:06


아, 며칠 전 틈틈이 짓고 있던 옷을 드디어 보냈다.

어떤 날은 밤을 꼴딱 샜더랬다.

수를 놓는 일이며 그런 일이 곧잘 그러하다.

한 팔순 노모의 저승길에 입혀드렸다.

당신 잘 가시었는가.

당신 가족들과 당신 생전의 날을 나누기도 했었네.

그러며 산 사람들이 가까워졌다.


12학년이 되는 학부모들 상담이 줄을 이어 있었다.

이제 그야말로 달려야 할 때라는 거다.

때로 아이들은 저 갈길 잘 가고 있는데, 엄마들이 부산타.

아이를 설득하다 안 되면 도움을 청하러 한 해 댓 차례 연락을 하는 한 분도

당신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 일로 연락을 했다.

10학년 선행학습을 끝내고 고교를 진학했던 그 아이는

자사고는 떨어졌어도 꽤 명문인 고교에서 반 1, 2등을 하였으나

조금씩 밀리고 있었다.

그러며 방향을 좀 틀었더란다.

그런데, 지 길을 모르겠다 널부러진다면 모를까

저 길로 가보겠다 하는데 가라 하면 되잖겠는가.

아무쪼록 너 자신을 길을 가도록, 아희들아!


신라 의상대사가 일으킨 화엄종의 10대 사찰 가운데 하나인 갑사 답사가 있었다.

845m 해발 밖에 되지 않는 계룡산이지만 충청 제일의 산이다.

영험한 기운을 지녔다는 산이라 그런가 주요관문도 이름난 사찰들.

동에 동학사, 남에 신원사, 서에 갑사,

북에 있었다는 구룡사는 절터만 남고 그 앞을 아담한 상신계곡이 흐른다.

甲, 차례의 첫째이고 천간(天干)의 첫째,

하여 으뜸의 의미로 새해 첫걸음한 산 되었다.

갑사는 임란 때 승병궐기의 거점이 되기도.

거기 남북국 시대 신라의 철당간이 지주와 함께 있다.

당간이라면 절의 들머리에 세워

법회 등의 행사에 불전을 장엄하게 하기 위하여 당(幢)이란 이름의 기를 내걸던 기둥.

당간지주는 당간을 좌우에서 지탱하기 위한 버팀기둥.

거기에서 자신의 새해 소망을 염원하는 상징 작업이 있었네.


도반들이 수행하며 그린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

무엇이건 애쓴 흔적은 울림을 준다.

닦아도 닦아도 얼마나 제자리를 맴도는 마음수행이던가.

그래도 하고 또 하면 나을지니.

그거라도 아니 하면 생이 얼마나 비루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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