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소식은 연일 있었다.

어제는 저녁답에 몇 방울 다녀가고, 오늘은 오전에 살짝 흐리기만.

기온은, 움직이면 땀이 줄줄.

폭염경보이지만, 열대야라고 하지만, 멧골은 그 정도는 아닌.

문을 열어두면 시원한 밤이다.

야삼경 지나서는 추워서 문을 닫고 이불을 덮어야.

 

멧골책방이 있는 주말. 다음 주말도.

이때의 가마솥방은 밥집이면서 카페.

찻집 소울(疏鬱): 답답한 마음을 풀어헤침

답답할 울자는 쳐다만 봐도 답답한 글자.

영어로도 써놓았네. Let go of frustration.

찻집에는 백차 녹차 황차 청차 홍차 보이차에

만든 과일통조림이며 미숫가루며 떼오오랑주며 팥빙수며 토스트며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편히 책 읽고 쉬고 낮잠들도 자고, 그리고 물꼬의 들일을 거든다.

멧골책방은 그렇게 돌아가고,

물꼬의 일상은 또 일상대로 흐르는.

행사가 아니어 좋다. 편안하고 평화롭다.

 

이른 아침, 그리고 저녁 5시에야 들일을 한다.

삼거리밭과 사택들 둘레 예취기가 돌아가다.

한방촌에서 얻어온 몇 가지 꽃모종을 물에 담가두었다가

이제야 심고, (한 발 늦는 일이 자주이다)

울타리를 넘는 몇 나뭇가지들 톱질하고,

아침뜨락현판은 여러 날의 지난 큰비에도 검은곰팡이가 앉아 닦아냈더랬는데

그 다음 비의 날들에 또 찾아온 그들이라.

약품 섞어 닦다.

손에 든 김에 햇발동 현관 쪽 창아래 벽의 곰팡이도 닦아내다.

 

학교에서는 빨았던 신발들 걷어 들여

실내화는 장으로, 운동화는 숨꼬방으로, 가방은 옷방으로.

밥상머리무대 쪽의 엉켜있는 CD들도 정리.

집을 나온 CD는 제 집으로 보내주고,

자주 쓰는 음악들 중심으로 손이 닿기 쉽게.

제목이 없는 것들은 따로 쌓아 다른 날 하루 또 날을 잡아 확인을 하자 하네.

 

콩나물국을 굵은 소금만 해서 끓여서는

냉국으로 내니 다들 참 좋아하였다. 하는 사람도 수월코.

굵은 대파로는 그리 적당치 않지만

쪽파치고 큰 거 같은 잔 대파들이 있기

한 아름 뽑아다 파김치도 담다.

사람들이 내일 떠나기 전 맛을 보고 가겄다.

 

늦은 밤 물꼬의 12학년 두엇에게 문자답문자는 사절하고.

몹시 더운 날들, 애쓰겠다,

내 기도가 게을러지는가 하여 그대들에게 문자 보내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런.

멀리서 아침마다 대배하며 힘을 보탠다고.

기도는 내가 하마, 그대는 공부를 하시라, 그런 말이었을.


멧골 책방을 나도 책읽기에 시간을 더 내는 날로 잡으면 좋으련

오늘도 일이 책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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