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닦아 놓으니 뭐가 먼저 지난다더니!
아침뜨락의 밥못에, 아니 밥못 너머 언덕에
물고기 입 모양을 따라 개나리 심을 곳을 어제 절반 패놓았다.
오늘 마저 하려고 올라갔더니,
잔디와 풀을 패 내고 돌을 고르고 흙을 고른 이랑을 따라
너구리 발자국이다.
자신을 숨길 수 없는 발자국.
고양이과 발가락이 넷, 발톱을 숨긴 채 움직이니 발가락만 남는다.
호랑이도 없고 표범도 없는 시절이니 어쩌면 삵일지도.
그런데 개과도 발가락이 넷.
하지만 그들의 발자국에는 잘 보면 발톱도 같이 찍힌다.
하여 너구리로 추정한 것.
오소리는 절대 아님.
왜냐하면 발자국이 다섯이니까.
너구리는 넷, 오소리는 다섯으로 외웠던 기억이 난다.
레드카펫처럼 너구리님 다녀가시었네!
절반을 마저 팼다. 개나리를 심는 건 다른 날에.
달골 지붕 바깥에 사는 다섯 인형 친구들을 어제 씻어두었다.
들어오는 이에게 투명 무광 라카를 부탁했다.
신문지를 깔고 한 줄로 세워 주욱 뿌렸다.
아...
유광이었다.
뭐, 벌어진 일. 계속했다. 값은 좀 떨어져 보인다.
학교아저씨는 학교 운동장 남쪽 도랑을 정리하고 계셨다.
세면대 줄눈제가 또 함몰되어 있다. 으음...
벌써 세 차례 더하고 있다. 부분이긴 하지만.
다시 갈아엎어 새로 뭐를 더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보수해서 쓰기로.
사이집 다락방에 거처하고 있었다.
난방은 기름이다.
간당간당 한다 했는데, 윽, 오늘도 주문을 놓쳤다.
꼭 오늘 대처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마침 뭐 한 김에 뭐라고 나서기로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