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3.23.쇠날. 맑음

조회 수 1264 추천 수 0 2007.04.09 00:05:00

2007. 3.23.쇠날. 맑음


봄이 꽈악 묻어옵니다.
벙글고 있던 수선화도 얼굴을 펴기 시작했지요.
“옥샘, 할미꽃도 폈어요!”
아이들의 눈이 낮아지는 요즘입니다.
엷고 뿌연 구름이(황사일지도 모르겠네요) 하늘을 덮었다 걷혔습니다.

점심 버스를 타고 대구교대신문사에서 이기석님 국동영님이 찾아왔습니다.
“먼 길이었으니 숨 좀 돌리셔요.”
밥을 지으며 얘기가 오고 갑니다.
사는 이야기를 앉아서 집중하고만 할 것도 아니지요.
그런 움직임이 다 ‘삶’인 거니까요.
농사지은 고구마와 아이들이 산골에서 캔 냉이를 튀김으로 냅니다.
오후에 손말 시간도 구경하고,
달골에 올라 아이들과 일도 하고 참도 나누었지요.
젊은 할아버지의 지휘로 종대샘이며 그들까지 손을 보탭니다.
훗날 생태마을의 중심이 될 달골중심마을에 대한 꿈도 들려주었습니다.
거두는 건 다음 세대에나 가능할
씨 뿌리는 이야기들이지요.
두런거리며 달골에서 마을로 내려오는 길이 천국의 오솔길 같았답니다.
좋은 봄날입니다.
아이들이 강아지처럼 사람들 사이를 오갔지요.
닭장이며 뒤란이며 동쪽개울이며 학교를 한 바퀴 돌고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호숫가 저수지 둑에 앉아
대해리의 맑은 기운을 나누었습니다.
나가는 저녁 버스가 금방이었지요.
“국장 일을 하면서 요즘 마음이 많이 복잡했는데,
후배들이 나가는 문제도 있고...”
평화를 안고 간다는 말일 테지요.
물꼬의 순기능 하나이겠습니다.
평화를 주고 가기도 했단 걸 그들은 알지...

저녁 6시 30분 영동문화원 2층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생명평화결사지역모임쯤 되겠습니다.
꼭 무슨 조직이랄 건 없고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이 다녀가는 것을 계기로 얼굴을 본 사람들이
작은 모임을 꾸리기로 하였지요.
우선 공부를 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게 사람들이 모이는 기재가 될까요?”
“차차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제 마음이 바빴던가 봅니다.
생태공동체운동가 황대권샘이 길잡이가 되기로 하셨고,
민예총의 양문규님, 한겨레신문 지국의 이주형님, 농민시인 박운식님,
한살림생산자모임 회장 조정환님, 농군의 집 주인 정봉수님,
서송원 포도농사꾼 이영현님 내외분 들이 함께 합니다.
달마다 두 차례 모이기로 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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