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 4-5.흙-해날. 비바람 지나다

조회 수 1123 추천 수 0 2006.11.07 15:56:00

2006.11. 4-5.흙-해날. 비바람 지나다


“못 먹는 거 준다 욕이나 안할라나 모르겠네.”
댓마 맨 아래 끝집 할머니가 쌀자루를 들고 오셨습니다.
“엊그제 닭들한테 뿌려주니까 잘 먹더라고...”
묵은 쌀이 있어 나눠주신답니다.
사람은 먹지 못하지만 짐승들은 줄 수 있을 거라며
굳이 건네 오셨습니다.
참으로 많은 그늘 아래서 살아가는 이곳입니다.

바람이 정말 차졌나 봅니다.
어김없이 난로가 놓이고,
아이들은 실타래를 들고 나왔습니다.
손쉬운 아대에서부터 무언가를 뜨기 시작하네요.
더러는 마당에서 구슬치기를 하고
조릿대집으로 몰려가 가면놀이도 했습니다.
신기는 김천 할머니댁에, 정민이는 서울 아빠한테 다녀왔지요.
해날엔 주중의 피로를 푸느란다며 누웠는데
우렁각시처럼 박진숙엄마가 올라와 햇발동 욕실청소를 해주셨습니다.

재작년 댓마 송씨네 아이가 태어난 뒤로
이 산골에서 아이가 운 게 얼마만일지요.
민서가 백일이라고
해날 점심을 마을식구들이며 공동체식구들이 같이 먹었습니다.
온 마을에 백설기도 돌렸지요.

달골에서는 저녁에 짧은 참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주엔 장을 보면서 빵을 넉넉하게 사두었더니
좋은 요깃거리가 되네요.
으레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를 조릅니다.
“오늘은 안돼...”
곤해 보여 그러겠지요,
저들끼리 대답도 합니다.
샘이 편한 날을 잡아 달라데요.
“불날 저녁!”
“와!”
우리들을 둘러싼 소소한 행복의 시간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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