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3.쇠날.맑음

조회 수 1162 추천 수 0 2006.10.16 09:52:00

2006.10.13.쇠날.맑음


햇발동에서 버겁지 않겠냐고 가마솥방에서 준비하겠다는 아침을
굳이 달골에서 먹습니다.
아이들이 기대하는 쇠날 기숙사 아침밥을
차마 저버릴 수가 없어서
대청소를 하는 동안 마련을 해서 함께 앉았지요.
같이 잔 식구들이 같이 밥상에 앉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의리가 있지...”
숲에 들어가는 시간,
아이들은 반깁스를 한 류옥하다를 위해
숲에 가지 않는 ‘숲이랑’을 해 달라 요청해왔습니다.
“‘스스로공부’를 해오던 것 가운데
숲과 관련이 있는 이들이 그것에 대해 나눠주면 어떨까요?”
반가워라 하데요.
잠시 준비시간을 준 뒤 한사람씩 나왔습니다.
“전체적인 얘기를 들려주고
그 가운데 하나를 집중적으로 얘기해주는 겁니다.”
승찬이가 나왔네요.
“2억 년 전부터 이 지구상에는 새들이 살았습니다.”
새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훑어 준 다음
까치에 대해 들려주었지요.
“배가 고프면 동료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와아...”
“그렇구나...”
종훈이는 손을 들기는 했지만
아직 어떻게 말해야할지 잘 모르겠는지
큰 글씨로 쓴 꽃의 한살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큰 소리로 읽었지요.
숲은 아니지만 동물에 대한 것이니
개를 연구하는 자기도 할 말 있다며
동희가 다음으로 나갔습니다.
중국 당나라 시대부터 시작해서
인간이 기르기 시작한 최초의 가축이란 것,
그리고 개들의 서열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를 들려주었습니다.
나현이는 꽃차례에 대해 알려주었지요.
“책으로 만들어도 되겠다.”
세세하게 잘 그린 그의 스케치북은 아이들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았네요.
그런데 총상이니 하는 꽃차례며 원예에 대한 용어들이
주로 일어를 번역한 한자여서 낯설어하다
나현이를 도와 다시 칠판에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해주었더니
그제야 아주 쉬 알겠다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나도 봤어.”
“맞아, 개망초(꽃차례)가 그렇게 생긴 거야”
령이는 사슴벌레에 대해,
정민이는 매미종류들마다의 수명,
그리고 창욱이는 포도에 대해 말했지요.
“포도의 꽃봉오리는 다른 꽃들과 다르게 아래부터 벌어집니다.
그래서 꽃이 피자마자 떨어지고 암술수술만 남아요.”
포도농사를 지으면서도 잘 몰랐던 것들이었지요.

다음은 참나무에 대해 익혔습니다.
졸참, 갈참, 굴참, 신갈, 떡갈, 상수리...
종류도 많은 그 나무들의 잎이 어떻게 다른가를 살폈지요.
다음 주 나무날엔 숲에 가서 확인해보기로 하였답니다.

곽보원엄마가 밀린 농사일을 하러 건너가서 오늘 영어를 맡게 된 저는
이솝우화 한 편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물론 손말로 낱말도 익히면서.
이어 손말을 공부하는데,
저들도 익힌 것을 연극으로 해보겠다데요.
다음 시간은 그리해보아야겠습니다.

길었던 포도수확을 갈무리하고 상범샘은 교무실로 돌아왔고
젊은 할아버지는 다음 포도농사를 위해 가지를 잘라주고 계십니다.
이번학기엔 마을식구들이 학교밭농사를
각자가 가진 규모로 알아서 수확하는 중입니다.
부엌을 돕는 일은 빠진 거지요.
벼베기는 다음 주에 할 양입니다.
콤바인을 쓴다 해도 다랑이마다 가장자리는 벼를 베 주어야하지요.

공동체식구모임이 있었습니다.
다음 주말에 있는 밥알모임과 학교 안내하는 날을 준비하였습니다.
2007학년도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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