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나무날 맑음, 봄학기 끝

조회 수 1306 추천 수 0 2005.05.27 19:06:00

5월 26일 나무날 맑음, 봄학기 끝

2005학년도 봄학기를 정리하는 하루였습니다.
많은 시간이 여름학기로 넘어가지만
그래도 한 끝이니 갈무리를 했지요.
'중심생각 공부(흔히 프로젝트라고 하는)' 동안 배운 것들 더듬어보고
오래 유리병에 하던 실험들도 마무리를 했네요,
물의 표정들이 그간 어떻게 달라져있나 알아보자던.
증발 실험도 있었고,
산 꽃과 죽은 꽃을 갈라 담은 것,
시끄러운 음악과 조용한 음악을 들려준 것,
좋은 말과 나쁜 말을 해준 것,
좋은 글과 나쁜 글을 보여준 것들이 있었댔습니다.
뭐가 하나 더 있었던가요...
그간 아이들은 패를 나눠 서로 유리병을 관찰하고 있었더라지요.
음악을 들려주거나 말을 들려주거나 하며.
한참 만에 본 저는, 그만, 으음, 말을 잃었더이다.
육안으로도 큰 차이를 보인 병 둘,
"못됐어, 바보"라고 적혀있던 것과
"착해, 똑똑하다"라고 적어둔 것이 놀랄만한 사실을 보여주었지요.
그런 거 있잖아요, 이미 결과를 알더라도 눈앞에 놓인 걸 보고 놀라고 마는.
바보 병의 바닥에 녹조현상이 짙게 일어난 겝니다.
좋은 말이, 남에게 가는 파장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파장을 얼마나 평화로 만들어줄지요.
사랑해, 고마워, 기뻤어, 저 달 좀 봐, 무슨 일이니, 바람 분다,...
서로 힘이 될 수 있게 사는 일이 무에 그리 어려울 라구요,
오늘은 고운 말 한 마디 더 입에 올려볼까요...

책방에서 손말 복습을 마칠 즈음 오늘 남은 움직임에 대한 안내가 있었지요.
"먼지풀풀 하고, 가방 싸고, 4시 45분에 긴 머리들은 단장하고..."
"다 준비하고 대동놀이 해요!"
네, 역시 채규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구동성...
머리를 싸맸지요
"으악, 징그럽다..."
그 앞에 씨익 웃고 앉았는 아이들입니다.
보나마나 돌아오면 그럴 걸요.
"지난번에 집에 갔을 때 못했죠, 찔레꽃 방학 때도 빠졌죠..."
대동놀이 다 챙겨 하자 그럴 겝니다.

지금은 밤 11시.
다른 땐 저녁 7시에 있는 계절자유학교 미리모임이
오늘은 11시에 있기로 했는데
그마저도 내릴 역을 놓쳤다는 품앗이 모선진님과 모나윤님과 모용주님의 연락으로,
민망해할새라 성은 못밝히지요,
덕분에 다른 계자 준비들을 하느라 불이 환한 이곳이랍니다.
수련회를 가서 오늘에야 돌아오셨다는 밥알 신동인님이
세상에, 김천까지 갔다가 다시 영동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을 싣겠다
영동역을 지키고 계시고(12시 10분 도착이라나요),
임산에서 다시 조은희님이 운전대를 바꿔 잡고 들어오실 참입니다.
신동인님은 저녁에 기차를 타러 나가는 우리 아이들을 실어 영동까지 다녀오셨는데
또 그길을 달리셔야 하는 거지요.
가까이 사시는 게 죄라고...
요새 지용이네 차는 아주 물꼬전용 셔틀버스이라니까요.
뭐라 고마움을 다 전할지요...
미리모임은 밤 1시는 돼야 할 수 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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