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6.나무날. 잠깐 구름

조회 수 313 추천 수 0 2021.06.09 08:12:39


 

5월이 시작되면서 늦어도 아침 7시면 들에 가 있다.

밭이나 논이라는 말은 아니고 풀들 속으로.

세 시간여 움직이다 들어온다.

오늘은 달골 대문을 들어서는 마당에서

쑤욱 키가 자란 개망초며 질경이, , 꽃마리를 뽑았다.

토끼풀은 두기로 했다.

살리는 거면 꽃이고 뽑으면 풀이다.

학교에서는 학교아저씨가 아침저녁 예취기를 돌리는 중.

 

다 저녁에 맥문동 한 가마니가 왔다.

더러 여러 작업 현장에서 나오는 맥문동은

그것을 추리고 뿌리를 가르고 다듬는 게 더 일이어(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패 내서 버리고 말지 굳이 쓰겠다고들 하지 않는다고.

그거 저희 주면 좋겠어요!”

말을 뿌리면 씨앗이 맺힌다. 소문내야 한다.

그렇게 온 맥문동이었다.

아침뜨락 ()()에 심으면 좋겠다 싶었다.

키 낮은 것들을 심고 싶었으나 쉬 얻는 건 키가 멋대로들이었다.

그것마저 한 가지만 심겨진 것도 아니고

때에 따라 들어오는 걸 이어 심는.

옴 자 아래 3자 같은 부분만 해도

샤스타 데이지와 비트, 그리고 빈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을 채울 것을 둘러보고 있던 참에 들어온 맥문동.

마침 키도 얼마나 적당한 그네인가.

땅을 패고 풀을 뽑았다.

그리고 햇발동 데크에 엉덩이를 걸치고 맥문동을 다듬기 시작했다.

차츰 어두워지고 있었다.

아직 못 다 했으나 더 깊이 어둡기 전에 손을 놓다.

심는 것까지 이 저녁에 하리라 했지만.

낼 아침에 이어 가리라.

제발! 어둑하도록, 밤늦도록 바깥일 좀 하지 말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76 2023.10. 8.해날. 흐림 옥영경 2023-10-23 325
575 2022 겨울 청계 닫는 날, 2022.12.25.해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325
574 2022.11.24.나무날. 맑음 / 온실돔 작업 두 번째 옥영경 2022-12-22 325
573 2022. 7. 6.물날. 후덥한 속에 몇 방울 소나기 옥영경 2022-07-29 325
572 2022. 4.30.흙날. 흐림 옥영경 2022-06-09 325
571 10월 빈들 닫는날, 2021.10.24.해날. 맑음 옥영경 2021-12-10 325
570 2021. 8.27.쇠날. 비 / 깃발을 들어야 하는 나이 옥영경 2021-10-21 325
569 2021. 7. 5.달날. 시작된 장맛비 옥영경 2021-08-03 325
568 2020.12.23.물날. 구름 사이 가끔 해 옥영경 2021-01-15 325
567 2020. 7. 7.불날. 몇 방울 떨어지다 말다 옥영경 2020-08-13 325
566 2023. 4. 6.나무날. 비 옥영경 2023-05-04 324
565 2022. 7.26.불날. 맑음 옥영경 2022-08-07 324
564 2021. 4. 9.쇠날. 맑은 데 해를 감싼 구름 옥영경 2021-05-06 324
563 2024. 2.10.해날. 힘찬 해 / 설 옥영경 2024-02-13 323
562 2023. 9. 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09-28 323
561 2023. 9. 5.불날. 맑음 옥영경 2023-09-19 323
560 2023. 7.27.나무날. 소나기 / 뜬금없는 제사 이야기 옥영경 2023-08-05 323
559 2022.10.15.흙날. 맑음 옥영경 2022-11-03 323
558 2021. 9. 6.달날. 비 옥영경 2021-10-28 323
557 2021. 4.14.물날. 맑음 / 이레 단식수행 사흘째 옥영경 2021-05-13 32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