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5.달날.언 눈 / 섣달 잔치 첫날

조회 수 1304 추천 수 0 2005.12.07 08:25:00

2005.12.5.달날.언 눈 / 섣달 잔치 첫날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나무 먹는 고래'인 우리들의 배움방 화목보일러에
샘들은 나무를 넣고 또 넣고 있습니다.
저것 때문에 작년 겨우내 샘들이 밤잠을 얼마나 설쳤던가요.
올 해는 다른 방도를 구해보마며 수원서 한 아버지 오갔지만
결국 손도 못대고 겨울을 맞고야 말았습니다.
이것도 올 겨울 계자를 다른 방식을 꾸려보자는 까닭 하나 되었지요.

아이들은 낙엽방학을 하고 돌아와서도
너무나 자연스레 하루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이태를 예서 보내니 손 하나 안간다 싶습니다.
저리 키운 것들 어데도 못보내지요.
생떼 같은 자식을 잃고 살아가는 부모 심정을 헤아릴 듯도 합니다.

'첫만남'을 끝내고
우리들은 가만가만 노래들을 불렀습니다.
네 패로 나눠 돌림으로도 불렀지요.
판소리를 하며 힘을 썼던 것과는 달리 고운 목소리내기 연습쯤 되었겠습니다.
섣달 내내 벌일 잔치의 시작이랍니다.

날이 얼었으니 오후 일도 쉬는데
마침 아이들은 단추 꿰던 작업을 이어갑니다.
낚싯줄로 작은 단추 구멍을 통과시키는 일은
아이들 손에 좋은 자극이겠더이다.
수다도 한껏 떨고 노래도 실컷 부릅니다.
방바닥은 따땃하지요,
난로는 붉게 타지요,
단추들은 곱기도 하고
아이들 얼굴은 더없이 예뻤더라지요.

눈이 그득한 마당,
남자 어른들이 사내아이들이랑 눈싸움 한 판 했지요.
여자 애들은 이글루를 높이고 있었습니다.
"아, 사람은 겨울잠 아니자나요..."
막막한 대해리의 추위 앞에서도 아이들은 저리도 씩씩한데
게으른 이네만 오돌거렸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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