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29도까지 올라가는 기온.


대전에서 숲길체험 시연회가 있었다; 누가 다녀간 걸까?

물꼬 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작업에 다름 아닌.

비가 다녀간 진 땅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서는.

산에 사는 것들이 남긴 발자국 좇기. 물론 그들의 흔적 하나인 똥도 살피기.

자와 기록지를 들고 아이들과 나선다.

발자국 모양을 보고 크기를 재고 옮겨 그리고 다녀와 도감 확인.

알면 두려움이 크지 않다, 알면 적대감의 강도도 달라진다.

산에 사는 낯설고 무서웠던 존재들이 숲을 이루는 구성원으로 이해되는 과정.


고라니가 또 물상추를 먹어치웠다.

자고 일어나 마당에 먼저 내려섰더랬다.

한 주를 넘게 비웠던 달골 마당에 들어서서 역시 비워진 항아리 연못 안을 보며

긴 비에 썩어 문드러졌거나 물 넘쳐 같이 넘어내려 말라버렸겠거니 했다.

학교 연못에서 나눠와 다시 집어넣고,

그리고 비 내리고 한 이틀, 또 사라져버렸기에 넘쳐 흘러버렸나 하다

어제 다시 가져와 넣었는데, 그의 짓이라.

여기 주인장은 마음도 고와라, 먹고 나면 또 채워주네, 그런.

그의 발자국과 똥으로 흔적을 확인한 바.

망을 세우거나(그렇게 까지?) 아예 넣지 않거나.


사람은 물상추를 넣고 고라니는 먹고,

사람은 사람의 삶을 살고 고라니는 고라니의 삶을 살고,

쉬어가는 해에도 물꼬의 삶은 계속 되어

오늘은 나간 걸음에 읍내도 들러 교육청이며 군청을 들러야했다.

학교 건물 임대 건으로, 그리고 집짓기로 인한 산지전용 연장 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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