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때 07시, 12시, 18시 30분,

곁두리 오전 10시, 하오 3시.

달골에 집을 짓는 동안 현장 우두머리 동현샘의 요청.

아침 6시 가마솥방에 밥을 하러 들어갔다.


아침 8시 도면 앞에 앉았다.

우두머리 동현샘이 현장에 맞춰 밤새 한 설계였다.

1층에서 전체로 올라간 다락방을 반으로 잘라내기로 했다.

역시 비용문제였다.

집이 더 가벼워좋다, 그것이 무거워 무에 좋겠는가,

긍정도 물꼬에서 길러진 바 크겠다.

결국 첫 삽을 뜨기 위해 내일로 잡아둔 굴삭기는 미뤄야 했다.

“금욜이나 토욜로 일단 밀죠.”

하오 동현샘은 다시 도면 작업에 들어갔다.

일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9월 1일부터 이 집을 짓기 위해 기다리던 무산샘도,

당장 굴삭기 터파기를 하려했던 동현샘도,

이제나저제나 일이 되려는가 일정들을 짜야 했던 건축주도

모두 좀 가라앉았다.

달골 햇발동 마당 한켠의 민트를 옮겨 심고,

창고동 변기도 수리하고,

전기포트도 뜯어 고쳐놓았다.

마음이 수선스러울 때 자잘한 일상의 일들은 명상에 다름 아니다.


낮 3시 읍내 건축사무소에 들어갔다.

집 앉을 자리가 옮겨지면서 토목설계도 다시 해야하고,

그러자면 서류들이 갖춰져야 하고,

농지(15일)와 산지(15일) 다 걸려 있고 건축허가에도 15일이니...

건축소장님(얼마 전부터 물꼬 논두렁도 되셨다)과 군청에 들어가

각 부서에 양해를 구하다.

사람이 하는 일인 걸!

서로 적당한 선을 잡아 서류는 서류대로 진행하고

일단 건축은 건축대로 진행키로 한다.


농협에 들어갈 서류들을 준비하면서 면사무소에서 전입기록을 확인하는데,

뜻밖의 이름자가 있어 놀라다.

며칠 물꼬에 머문 적이 있었던 이로

어떤 사연인가로 주소지를 잠깐만 옮겨 놓기를 물어왔더랬는데,

여태, 자그마치 10년을 달골 거주자로 되어있는 거다.

많은 이들이 오가는 공간, 사연도 많고 탈도 많다.

그래도 돌아보면 웃을 날이 더 많았고 깊은 우정을 나눈 인연이 더 많았던 날들이라.


한밤 교무실에서는 물꼬스테이 2박3일을 오는 고교에 참가비내역서를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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