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 1.쇠날. 맑음 / 배추 뽑다

조회 수 194 추천 수 0 2018.01.11 04:25:12


11월 30일 끝내리라 예정했던 달골 집짓는 현장은

12월 초하루가 되고도 돌아가고,

보름의 위탁교육은 위탁교육대로, 한 주의 물꼬stay는 또 그것대로,


그리고 학교에서는 김장을 준비한다.

올해도 유기농으로 키운 배추를 광평농장의 조정환샘과 현옥샘이 나눠주시기로.

학교아저씨와 연규샘과 보육원에서 와 머무는 아이가

장순샘 트럭을 타고 가 같이 실어왔다.

“올해도, 못해도 100포기는 하시지요?”

“웬걸요...”

내년에는 아이들 학교 없이 어른의 학교만 돌아갈 것이니

50포기까지도 아니해도 되리.

“저도 5포기 주세요!”

지리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가을학기를 내내 물꼬에 머물고 있는 무산샘 것까지.

“저는 동네 아줌마들이 해줬으니까...”

장순샘네는 올해 같이 안 해도 되는.

가뿐하겄다.


김장에 필요한 몇 가지며 아직 끝나지 않은 집짓는 현장을 위한 먹을거리 장까지,

달골 현장에서 루바에 페인트를 칠하고 나서는데,

현장 사람들은 석고를 치고 연규샘은 부엌 선반을 닦고,

아이 수업은 장순샘 몫이 되었더라.

두 사람은 호미를 들고 산으로 갔다.

더덕과 삽주 몇 뿌리를 캐서 돌아왔더라.


저녁답에 점주샘이 닿았다.

‘맨날 여기 오면 일만 기다리네. 네 팔자인 걸로’

친구 잘못 둔 죄로 늘 고생인 그이다.

‘딱 맞춰 잘 왔네.’

오고간 문자처럼 때때마다 딱 맞춰 물꼬 살림을 같이 살아주는 그이라.

밤 아홉시 삼십분, 사람들을 다 들여보내고

낮에 따놓았던(반으로 갈라놓은) 배추를 학교아저씨와 셋이서 절이기 시작하다.

김장은 절이는 게 반이라는데,

소금을 아끼지 않으면 염도계로 편히 절일 수 있음.

해마다 김장철에 들어오는 상찬샘 보내주는 선물이라.

“엇, 끝?”

배추를 가져오던 학교아저씨, “예, 이게 다요!”

못해도 백 포기는 넘어 되는 여느 해의 물꼬 김장이라

채 마흔 포기도 안 되니 어느새 끝난 일에 당황스럽기까지.

뒤집거나 하지 않으려니 위에서 잘 눌러두기로.

무엇으로 눌러 놓을까, 굵은 대나무를 잘라와 얼기설기 걸쳐놓고 그 위에 물을 채운 대야를 얹어놓았다.


낼 아침 달골 현장 사람들은 7시에 밥상을 차려주고

학교에서는 8시에 모여 아침을 먹기로.

낼은 장순샘 생일이라.

“(장순샘은) 이제 엄마도 없어 생일상도 못 얻어먹는데...”

“생일에는 콩밥 먹는 거 아닌가?”

무산샘이 그러자 점주샘 왈,

“앞으로도 (엄마)없을 건데, 지금부터 주욱 안 먹는 걸로.”

점주샘이랑 있으면 유쾌하기 더한.

동기사랑 나라사랑이라, 정말 고만한 또래들이 모여 보내는 마음 좋은 한 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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