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 4.달날. 아침 눈발

조회 수 125 추천 수 0 2018.01.11 04:30:31


자, 12월이 왔고,

위탁교육도 끝, 물꼬stay도 끝, 이제 집짓는 현장만 좀 수습이 되면 되는데(아, 예술명상 바깥수업은 하나 남았네).

현장은 또 이틀을 쉬어간다.

협의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번번이 일정은 그리 짜여진다.

그래서 같이 움직이는 모두가 불편해하는.

물꼬의 일이지만 물꼬가 중심이 아닌.

더 늦기 전에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

기술자를 한 명 중심으로 해왔던 일인데, 퍽 쉽지 않았던 날들이었다...


아침 건축주와 시공자의 미팅.

시공자는 12월 말까지 일을 이어가잔다.

세상에! 이런! 비상식적인.

아니, 1월 1일자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에 오른다는데

그 사나흘 전까지 일을 하잔다.

말이 돼야지!

현장이 끝나더라도 뒷정리가 있을 테고

그것 아니어도 두고 갈 공간에 해야 할 정리들이 얼마일 것이며

일이 그것만 있는가, 물꼬에, 2018학년도 준비도 해놓고 가야지,

그게 다인가, 가는 짐도 꾸려야지, 가서는 어디 노느냐 말이다,

무슨 이리 말도 안 되는...

우두머리샘 11일까지 임금을 계산하고 나머지는 자원봉사를 하겠다는데,

도와준다는 마음이야 고맙지만 그래도 안 된다.

하루 세 끼 밥에 두 끼 곁두리, 밤에도 같이 묵고,

그러니 엮으려던 책 집필은 고사하고 차분하게 하고 있는 작업 기록조차 할 시간이 안 되더라.

이건 일이 되자고 하는 게 아니라 망치려 드는 게 될 것.

12월 16일까지로 끝날을 정하다.


일한 날수만 거의 30여 일, 도대체 여태 뭐한 것이냐.

내부 가구까지는 아니어도 

당장 남은 일들만 해도 보일러 들어와야지, 바닥 해야지, 타일 붙여야지,

2층 누마루며 다락방 내부벽이며 계단 난간이며 다 포기하더라도

아직 내부 석고도 못 다 쳤다.

워낙 혼자서 일하는 방식을 가진 우두머리샘,

빠질 때는 빠지는 대로 다른 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좋으련,

다들 손을 놓아야 하는.

하지만 현재 있는 이들끼리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본다.

무산샘은 한 달을 넘게 빌린 비계를 어제 웅재샘과 철거했고,

오늘 실어보냈다.

어수선한 현장 둘레 청소도.

점주샘이랑은 루바 페인트 칠하기.

그건 또 왜 페인트를 칠하게 되었나.

무엇 하나 건축주가 제대로 한 결정이 없다.

이게 도대체 누가 살 집이냐고.

시공자 중심으로 흘러온 현장이었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있나,

제 집을 지으며 비용은 비용대로 어마어마한 걸,

시공자에 끌려 다니는 꼴이라니.

이러니 엊그제 누구는 집을 짓다가 목수랑 싸우고 일을 멈췄다던가.

일단 당면한 일을 당면하게.

장순샘도 와서 거들었다.

일이 척척.

집을 이렇게 즐거이 짓고 싶었다!

그간 일하는 이들이 썩 유쾌하지 않았던 현장이었다, 누구의 잘못이었건 그랬다.

빨리 털고 싶다!


“또 고칠 거 없어요?”

이웃 면에 사는 보일러 기사님 한 분.

소개를 받은 지 오래 전이었으나 번번이 물꼬 일에는 합류하지 못했던.

건강이 나빠 시골 어머니 곁으로 내려와

여기저기 작은 소일거리로 기름값이나 벌며 산다시는.

보일러 아니어도 싣고 다니는 장비로 시골 할머니들 부탁하는 일을 웬만한 건 다 손봐줄 수 있단다.

햇발동 거실의 콘센트 쪽의 누전,

잡기 쉽잖은 일을 금세 원인을 찾게 되었네.

내려간 심야전기보일러(내리 세 개째 교체 중. 그럴 때가 된) 차단기도 바꿔주고

햇발동에서 창고동으로 건너가는 구름다리 방화문 손잡이도 고쳐주고

창고동 남자 화장실 문도 봐주고

삐거덕댔던 햇발동 현관문도 손봐주고...

여기저기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거나 고쳐주셨다.

가까이 그런 분 계셔서 고마울.

“계좌 번호 넣어주셔요. 기름값은 보내드려야지요...”

“벌써 받았습니다, 맛있는 국수 한 그릇!”

급하면 전화 넣을 곳이 생겨 고맙다. 어디 꼭 돈 얘기만이겠는가.

잠깐이나 산골살이 고단한 마음이 좀 덜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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