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연 청계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코로나19, 그것도 3차 확산세를 막으려는

5인 이상 집합금지(사실 사적모임이란 단서가 있는) 행정명령을 가르고.

9학년 둘에 품앗이샘 하나, 그리고 안내자, 넷으로.

어느 때보다 함께 보낸 모두 고맙습니다.

이런 것도 사는 기적일.

학생 둘이나 스물 같은, 꽉 찬 느낌이었더랍니다.

오랜 인연들이어 한참만에 식구들 다 모인 것 같았기도.

 

아래는 청계를 끝내고 남긴 갈무리 글입니다.

늘처럼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그게 아니라면 한글 프로그램이 잡아주었거나).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고치고, 띄워줌.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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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장여원:

갈무리 글은 어째 써도써도 쓸 때마다 어렵다.

 

사실 첫날에 걱정이 조금 있었다. 자기 전에 본 영화 (‘패왕별희를 보았다)의 여운과 사소한 다른 걱정들 탓에 잠을 거의 자지 않은 탓이었다. 기차에서 미처 못 읽은 책의 끝부분을 펼치지도 못하고 잠을 잤는데, 그럼에도 정신이 또렷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임하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또 낯을 꽤 심하게 가리는 나 때문에 긴장도 했었는데 사교를 잘하는 사람들이라 너무 다행이었다. 버스를 타고 물꼬에 도착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었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사실 없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와서인 것 같았다.

딱 배고팠을 때 밥도 먹고 차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배가 찬 상태로 곰팡이도 닦아봤는데 삶의 지혜와 노하우를 얻은 것 같기도 하고 위의 이유(* 배가 찬 상태로 곰팡이 닦기)덕인지 재밌기도 했다. 새끼일꾼 때 물꼬를 소개하는 법을 배우기도 하였다.

점심만큼 저녁도 맛있는 저녁을 먹고 조금 쉬다가 달골에(제대로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올라갔다. 처음에는 추웠는데 터가 좋은 탓인지 정성껏 관리들을 하셔서 그런지 다 왔을 쯤에는 괜찮아졌다. 처음으로 달골에 앉아 골뱅이소면도 먹고, 과자도 먹고, 모과차도 먹으면서 실타래를 했다. 내 얘기도 하고, 남의 얘기도 들으니 묵혀논 얘기가 나와서 시원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지냈구나, 하며 재밌었다. 얘기 중에 노래 얘기가 나와 바로 책(이름이 기억 안 난다/ * “여원아, <메아리>!”)을 펼쳐 노래를 불렀다. 셋이서 부르는 것이 신기했고 새로운 노래도 불러봤다.

달골에서 자기도 처음 자봤는데 잘 챙겨주셔서 잘 땐 따뜻하게 아주 잘 잤다. 일어났을 때 해뜨기가 사실 너무 귀찮았는데 또 하고나니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특히 절을 다 하고 나니까 참 뿌듯했다. 아침뜨락을 걸었는데 아침 해가 딱 비치고 약한 바람이 불어서 걷는 것이 재밌었다. 한게 없는 듯하면서도 알찼고, 한순간 한순간이 재밌었다.

 

9년 이건호:

이번 청소년 계자는 여원이와 나, 옥샘, 하다형이서 했다하다형이 컨디션과 일정으로 거의 같이하지 못해서 여원, , 옥샘으로 다녔다.

첫날에 늦게 일어나서 기차를 놓칠 뻔했지만 다행히도 잘 깨서 늦지 않았다. 기차 안에서도 코로나 때문에 옆자리가 비어있었고 편히 잠들 수 있었다. 대해리로 오는 버스에서도 편히 앉아왔다. 아마 옥샘도, 나도 물꼬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하늘이 편히 올 수 있게 도운 듯 싶었다.

도착해서 때건지고 쉬다가 그네 닦는 일을 했다. 닦이는 것이 신기했고 정말 새 그네가 되었다. 골대 옆 의자도 닦았다.

옥샘이 물꼬 설명을 이제 우리가 하라고 하셔서 물꼬 투어를 교육받았고 차도 마셨다.

저녁때를 건지고 올라가 숙제검사(*실타래)를 했다. 역시 골뱅이 소면도 먹고 메아리도 불렀다.

다음날 해건지기도 정말 기분좋게 하고 기분좋게 아침뜨락도 걸었다.

나에게 물꼬는 다시 힘 낼 마음을 얻어가는 곳이다. 좋은 사람과 좋은 공간이 만들어낸 시너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물꼬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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