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흙날. 눈 사이 사이 해

조회 수 338 추천 수 0 2021.01.19 23:26:56


 

어제 그제 내린 눈 위로 다시 눈이 내렸다.

한낮 영상으로 올랐으나 이 밤 영하 10도를 가리키고 있다.

쓸어놓은 눈 위에 얇게 내린 눈을 다시 쓸며 마을로 내려갔다.

맞서오는 바람이 몹시 매웠다.

다음 주 예보에는 사흘 눈 내린 뒤 영하 18도를 가리키는 날도 있다.

이 멧골은, 영하 20도에는, 어쩜 더 아래로도, 이를 것이다.

 

여기는 전화기가 있어도 세상과 다른 시간, 세계, 공간이라고 아들이 말했다.

식구들 오고 사흘, 그런데 긴 날 같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듯한.

그건 세상으로부터의 물리적 거리 뿐 아니라 심리적거리 또한 커서인 듯.

고즈넉함이 불러온 것이기도.

일로부터 놓여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도.

 

늦은 아침 빵을 먹었다.

책을 읽었고, 아침뜨락을 걸었다.

새해 연휴다웠다.

낮밥으로 떡국을 먹고 책과 세상을 말하다가

물통을 지고 마을로 내려갔다, 다시 눈을 쓸면서.

어제 만들었던 학교 큰 마당 이글루에

아들은 물을 뿌려가며 다졌다.

여러 날 눈()이 즐겁겠다.

 

택배가 들어왔다.

남원에서 보냈다. 위탁교육을 달포 하고 나갔던 학생네였다.

찹쌀약과에 쫀드기에 커다란 수제초코파이 20.

올 겨울계자에서 모두가 나눠 먹을 양이 되는.

여유 있는 쫀드기와 약과는 식구들도 먹고.

사람들 그늘에서 사는 물꼬, 새해를 열면서도 그렇다.

 

엄마와 아들과 아버지 사이를 건너다니는 책읽기.

엄마가 읽었던 걸 아버지가, 아버지가 읽었던 걸 아들이,

아니면 아버지가 읽고 아들이 읽고 엄마가 읽고.

대화 속에서 등장했던 책이 또 서로에게 건너다니고,

각자 자신의 기억에서 소환되기도 하고.

서로 풍성해지는 시간.

이야기는 다양한 주제로 이어진다.

장관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도.

- 한국 정치는 인력풀이 정말 좁다.

- 자기 쪽 사람만 쓰는 구조라서...

 

식구들이 계자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 의견들을 내기도.

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을 위해 집합금지까지 하는 상황에서

굳이 계자를 해야 하는 건가들 물었다.

물꼬가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계자는 또 이어질 테고,

그간 안식년으로 또 이어진 바르셀로나 연구년으로 멈추어 본 적도 있는데,

쉬어가라 한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대신

개선된 방역수칙으로 오는 17일까지 2~2.5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의 거리두기 단계별 조치를

오는 17일까지 2주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결혼식 장례식 설명회 공청회 등의 모임 행사는 이전과 같이 거리 두기 단계별 조치에 따라

2.5단계 시행지역(수도권)에서는 49, 2단계 시행 지역에서는 99명까지만 가능하다.’

방학 중 돌봄 공백 문제 등을 고려하여 동시간 대 교습인원이 9명까지인 학원 교습소는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운영을 허용했다.’

금지 인원 산정에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진행요원과 종사자 등은 제외된다.’

[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10217440160597&outlink=1&ref=https%3A%2F%2Fsearch.daum.net

'5인 이상' 모임 금지 전국 확대거리두기 연장 뭐가 바뀌나

 

진행자들을 제외하고 신청 인원을 9명으로 하여

계자를 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의 과정이 물꼬에서 계자가 무엇이었던가를 깊게 자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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